워싱턴행 버스를 탔고 그곳에서 주변을 배회하며 잠시 시간을 죽였다. 길에서 벗어나 블루리지 산맥을 보고 새넌도어 국립공원의 새소리를 듣고 스톤월 잭슨의 무덤을 방문했다. 어스름 무렵 카나와 강에 서서 가래침을 뱉고 웨스트버지니어 찰스턴 남부 시골의 밤길을 걸었다. 한밤중에는 켄터키의 애슐랜드에 갔는데 닫힌 영화관 간판 아래에 외로운 소녀가 있었다. 어둡고 신비로운 오하이오, 그리고 새벽에는 신시내티, 그다음 다시 인디애나 벌판이 나왔고 세인트루이스는 예전처럼 오후의 거대한 계곡 구름에 있었다. 진흙투성이의 자갈들과 몬태나의 통나무들, 부서진 증기선들, 그리고 오래된 표지판들, 강 옆에는 풀밭과 밧줄들이 있었다. 끝없는 시(詩)였다.
“On the road” – Jack Kerouac
박민수: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셧 다운되어 비어버린 뉴욕의 거리를 찍어보았습니다. 영업하지 않음에도 켜져 있는 간판들이 채워주는 빈 거리를 담았습니다.
하솔휘: 창문에 맺힌 사람들은 다시 건물 속으로 사라진다. 그들은 연속성 있는 삶을 가진 개개인으로 인식되기보다는 그 순간에 존재하는 도시 풍경 속 일부처럼 느껴진다.
김성률: 오늘도 도시는 부수고 짓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 행위를 통해 닭장처럼 쌓아 올려진 마천루를 형성하여 인간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한다. 이 풍경이 어쩔 땐 엉망진창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곳곳에 의미가 있는 건축물들이 자리하고 있어 서울은 아직까지 매력이 있는 도시다.
Contributers│HONK JUNO 김성률 김성우 김용식 김지환 박민수 박우빈 박진용 박창로 박혜원 성범식 송현지 유지환 장재혁 전인호 최권욱 최예림 하솔휘 권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