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LA 매거진에서 월 2회 발행하는 ‘헤비 초이스(Heavy Choice)’에서는 우리가 좋아하고 수집하고 싶은 음반, 그중에서도 바이닐 릴리즈에 초점을 맞춰서 소개한다. 수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모두 판을 즐기는 날까지, 헤비 초이스는 묵직하고 신선한 선곡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2021년 마지막 달, 12월의 헤비 초이스는 올 한 해 VISLA 매거진이 가장 즐겨 들은 20개의 앨범을 골랐다.
Various – [GIEGLING 2020]
비록 다소 늦게 도착한 점이 아쉬웠으나, 그 속에 차 있는 알맹이는 명불허전. 원년맴버 맵.애이크(Map.ache), 레아파르 레고브(Leafar Legov), 몰리(Molly) 등 기글링 특유의 멜랑콜리 튠은 초반부에, 후반부엔 스위스의 전자음악 듀오 마운틴 피플(The Mountain People), 그리고 미스테리한 이름들의 음울한 하우스 레코드를 담은 컴필레이션.
Mouth Painter – [Tropicale Moon]
포틀랜드발 포근한 포크 앨범. 패달 스틸 기타, 플루트 등 소박하지 않은, 풍부한 소리의 포크 송이 포진되었다. CR-78 드럼 머신의 DIY적 인디 송이 취향인 이들에게 추천.
Various – [Heisei No Oto (Japanese Left-Field Pop From The CD Age, 1989-1996)]
오사카의 두 레코드 숍 ‘레어 그루브(Rare Groove)’, ‘레볼레이션 타임(Revolation Time)’의 오너가 직접 셀렉한 컴필레이션. 헤이세이 연호가 시작됨과 동시에 열린 디지털 시대. 그 첫 발걸음 당시의 희망을 고스란히 담은 일본의 뉴에이지와 레프트필드 수록.
Various – [Numero 95 ™ : Virtual Experience Software]
디지털 시대가 안겨줄 유토피아를 상상하던 95년의 향수를 머금은 컴필레이션. 앞서 소개된 [Heisei No Oto]와 비슷한 컨셉. 자세한 소개는 여기를.
Leo Almunia – [Minor Circle]
발레아릭 일념의 레이블 ‘클레이몬트 56(Claremont 56)’ 발매 중 기타 발레아릭은 레오 알무니아(Leo Almunia)가 유일무이. 사이키델릭과 발레아릭, 디스코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LP. 장엄한 신스웨이브와 경쾌하며 한편으로는 포근한 기타 스트로크가 긴 여운을 남긴다.
Unknown Me – [美心体]
일본의 앰비언트 유닛 언노운 미(Unknown Me)가 ‘내 몸과 마음의 미지의 아름다움’을 테마로 제작한 앰비언트 앨범. 물방울 소리 같은 것이 약간의 박자를 가지고 오르내리는 것이 두 귀를 통해 똑똑히 발견할 수 있다.
Nthng – [Unfinished]
테크노 프로듀서 Nthng의 앰비언트 포커스 LP. 코로나 시대를 테마로 스산함과 음산함을 담았다. 자세한 소개는 여기를.
Employee – [Hold Music Vol. 2]
베를린 뮤지션 막스 그래프(Max Graef)의 또 다른 이명 임플로이(Employee). 이름 그대로 직원이라는 테마로 과거의 엘리베이터, 쇼핑몰 음악을 전개한다. 그 두 번째 시리즈인 [Hold Music Vol. 2] 역시 노스텔지어의 향연, 2021 베이퍼웨이브, 로파이 비트, 발레아릭 수작!
Keiichi Sokabe, Inokasira Rangers – “Born Slippy/Groove Tube”
영화 “Trainspotting” 엔딩 테마로 수많은 리믹스와 커버를 낳은 “Born Slippy”. 그러나 이 7인치에 담긴 소카베 케이이치(Keiichi Sokabe)의 레게 스카 커버는 반드시 확인해보자. B면에는 플립퍼스 기타(Flipper’s Guitar)의 “Groove Tube” 레게 커버가 담겼다. 경쾌하고 달콤한 그루브.
Salamanda – [Allez!]
한국의 엠비언트 듀오 살라만다(Salamanda)의 앰비언트 앨범. 새장을 벗어난 한 마리의 새가 자유를 안고 활기찬 아침을 맞이하여 밤까지 여행하는 스토리의 LP.
RP Boo – [Established!]
시카고 레전드 RP BOO의 복귀작 [Established!]는 잔뜩 식어버린 댄스플로어에 지피는 강렬한 불씨다. 첫 트랙 “All My Life”에서 흘러나오는 ‘All My Life I Love to Dance”는 이 앨범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문장.
Tyler, the Creator – [Call Me If You Get Lost]
과거 성행했던 랩 문화인 ‘믹스테잎’을 향한 타일러의 애정을 한껏 드러낸 오마주 앨범. 전작 [Igor]와 확연히 비교될 정도로 색다른 모습으로 돌아왔기에 더욱더 놀라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무수한 영감과 재료를 조합하는 타일러의 행보는 이제 정말 그 예명(The Creator)이 우스운 농담이 아닌 것처럼, 외려 무섭게 들린다.
Mike – [Disco!]
뉴욕 언더그라운드의 새로운 지배자, 마이크(Mike)가 정력적으로 발표해 온 음악은 요약하자면 ‘자가 치유의 과정’이다. 비로소 한 줄기 광명을 찾은 듯 긍정성이 엿보이는 앨범.
Madlib – [Sound Ancestors]
새로운 단어임에도 인간의 관습적인 호들갑처럼 다가오는 말, ‘뉴 노멀’. 그러나 이 말을 매드립이라는 프로듀서가 사용한다면 충분히 흥미로운 단서가 된다. 그의 곁을 떠난 제이딜라, MF DOOM 등 많은 동료의 죽음을 회고하는 음악이 아닐까 하지만 그저 추측일 뿐.
Floating Points, Pharoah Sanders & London Symphony Orchestra – [Promises]
영혼을 탐색하는 음악, 음악가들이 구도자가 되는 여정.
Nala Sinephro – [Space 1.8]
공허를 메우는 따뜻한 소리들. 새로움에 취해 아름다움을 잊은 이들에게 들려주는 어린 천사의 메시지.
Eris Drew – [Quivering In Time]
구시대의 투박한 하우스가 내포한 강력한 힘은 오히려 새롭다. 뜨거운 댄스플로어를 위하여.
Joy Orbison – [Still Slipping vol. 1]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친 이후 사람들은 농담처럼 말한다. 집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영국 댄스음악 신(Scene)의 빼놓을 수 없는 프로듀서 조이 오비슨 또한 새로운 깨달음이 있었을까. 이 앨범은 구석구석 일상의 기록과 따스한 시선으로 가득하다. 정갈한 한 상 같은 앨범.
Various – [Virtual Dreams: Ambient Explorations In The House & Techno Age, 1993-1997]
뮤직 프롬 메모리 사단의 집요한 채굴이 낳은 걸작 편집 앨범. 다운템포의 정수.
Helado Negro – [Far in]
평온한 12곡의 여정. 터 좋은 언덕에 앉아 산들거리는 바람을 음미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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