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GSHOT #4 히라야마 사라

인간은 저마다 고유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보통은 이를 기운이라 부른다. 그리고 살다 보면 특히나 좋은 기운을 가진 이들을 드물게 만날 수 있는데, 이들은 자의든, 타의든 주변에까지 그들이 가진 넘쳐흐르는 에너지를 뿜어대며 영향을 미친다.

‘MUGSHOT’ 시리즈의 네 번째 주인공, 히라야마 사라(Sara Hirayama) 역시 그렇다. 본인이 직접 설립한 매거진의 운영자이자 음악, 스케이트, 사진 어느 한 곳 빠지지 않고 다방면에서 종횡무진 분주히 움직이는 그의 에너지는 분명 남달랐다. 도쿄에서 온 소녀, 히라야마 사라의 이야기를 함께해 보자.


당신은 누구인가.

도쿄에서 온 스페이스 매거진(SP∞CE MAGAZINE) 운영자 히라야마 사라라고 한다. 프리랜서 에디터이자 번역가, DJ 그리고 포토그래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울에는 어쩐 일로 오게 됐나.

내 태국 친구들 Tul, PPOW, Den이 서울에서 팝업 행사를 연다길래 응원차 방문했다. 오고 싶어도 그럴만한 기회가 없었는데 덕분에 좋은 핑곗거리가 생긴 거지.

VISLA FM에 호스트로서 라이브 쇼를 선보였는데 어떤 음악을 선곡했는지.

하우스를 기반으로 힙합, R&B를 섞어가며 플레이했다. 올드스쿨 힙합을 들으며 자랐지만 테크노, 하우스 음악에 맞춰 춤추는 걸 좋아한다.

디제잉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일 년 반 전쯤. 바이닐로 시작했고 지금은 디지털 플레이를 하고 있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든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이스 매거진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 달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포커스를 둔 웹 매거진이다. 독특한 배경이나 강한 신념을 가진 이들 같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 내가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웹 매거진이라고 소개했지만 단순히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여태껏 인터뷰 영상을 만들기도, 파티나 전시를 개최하기도, 태국 치앙마이의 ‘Abandon Radio’에서 여러 에피소드를 함께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종이 잡지의 창간을 준비 중이다.

이제는 스페이스 매거진 자체가 내 정체성이라 할 수 있겠다. 이게 내 평생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란 걸 진심으로 느끼고 있다.

스페이스 매거진은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바탕으로 시작했다. 스케이트보드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본인도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이 있다면?

팬데믹 기간 동안 하루에 8시간 정도를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보냈다. 그러면서 스페이스 매거진 창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거다. 스케이터들이 나이, 성별, 국적 심지어는 실력과 무관하게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게 매력적이더라. 그리고 자유로움, 규칙이 없는 그 자유로움이야말로 스케이트보드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 아닐까. 보드를 타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재미도 있고. 나 같은 경우는 ‘Noseslide’를 할 수 있는 게 전부지만 그냥 스케이트를 타고 달리는 것 자체가 즐겁다.

매거진 로고(SP∞CE MAGAZINE)에서 ‘무한성(∞)’이 느껴진다. 사라가 생각하는 영원한 무언가가 있나.

모든 것.

혼자서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디제잉도 하고, 스케이트도 타고 심지어는 종종 모델 활동도 한다. 정말 다재다능한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겠다거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는지.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좋은 아이디어가 아이디어에서 멈추는 게 싫다. 내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만큼 이를 현실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

또한 창작에 있어서 더 큰 스케일의 작업을 해보고 싶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50살쯤 됐을 때 나 자신과 내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취미가 수백 가지는 되지 않을까. 그중에서도 특히 영화감독은 꼭 해보고 싶다.

요즘 가장 빠져 있는 것이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더티 조인트(Dirty Joint). 일본 치가사키 출신의 랩 듀오인데, 얼마 전 뮤직 바 라이온(Music Bar Lion)에서 열린 파티 ‘420’에서 보고 완전 팬이 됐다. 그 뒤로 계속 그들의 앨범을 듣고 있다.

10대 시절에는 어떤 걸 특히 좋아했나.

아직 22살이니 여전히 10대 시절의 내가 상당 부분 남아 있다. 보통은 엄마와 쇼핑한다든지,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첫 한국 방문일 테지만 도쿄와 서울 간의 문화적 차이점을 느낀 게 있는지.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차들이 조금 공격적이라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길을 걸을 때 내가 길을 비켜주길 바라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비켜주길 기다렸는데 내가 조금 거만했나 보다.

사라가 믿고 사는 한 가지, 사라의 믿음이 궁금하다.

별자리. 우리 모두가 인간의 신체를 빌린 별이라고 생각한다. 별자리로 우리의 타고난 성격을 알 수 있지 않나. 하지만 중요한 건 사람마다 다른 경험을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모두가 다른 객체란 거다. 하늘에 있는 실제 별을 생각해 보면, 특히 별똥별같이 정말 밝고 많이 움직이는 별들은 굉장히 파워풀하고 에너지 넘친다. 나도 밝은 별처럼 강렬한 에너지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올해 계획하고 있는 재미있는 일 혹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방콕, 뉴욕, 베를린, 스페인 등등 여행 계획을 많이 세웠다. 그리고 좀 전에 이야기했듯 스페이스 매거진의 첫 종이 잡지 창간을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다. 처음이라 그런지 어려움이 많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고 진행 중이다.

Sara Hirayama 인스타그램 계정


Editor | 장재혁
Photograpy | 김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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