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 & EK 싱글 “GANTZ” 발매/미니 인터뷰

지난달 20일 라코, 고요, 달리 하트, 너디, 포카리 스웨트 드롭 스텔라로 구성된 한국계 호주인 힙합 크루 1300이 새 싱글 “GANTZ”를 발표했다. 싱글 “Lalaland” 이후 약 한 달 만의 행보로, 이번에는 M.B.A 크루의 수장이자 래퍼 EK와 함께했다.

1300의 말을 빌리면 “GANTZ”는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하늘에 닿아 모든 것을 포착하려는 이들의 노력을 노래하는 곡이다. 즉, 야망, 진보, 완벽을 추구하며 높이 이상점에 다다르기 위한 멤버들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묵직한 베이스와 영어, 한글을 오가는 1300 그리고 EK의 쫄깃한 래핑이 매력적인 “GANTZ”를 직접 감상하며 1300 멤버들과 나눈 대화를 함께 감상해 보자.


1300과 EK, 어떤 계기로 이번 협업을 진행하게 됐나.

한국과 호주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10월 한국에 들어갔을 때 EK형 얼굴을 처음 봤다. 그 후 공연장이나 이곳저곳에서 몇 번 더 만났는데 만날 때마다 재밌더라. 그래서 함께하게 됐다.

그룹 1300에게 협업이란 솔로 아티스트와의 협업과는 다를 거라 생각되는데, 이번에 EK와 같이 곡을 만들기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GANTZ”는 원래 피처링이 없이 가려던 곡이다. 근데 뭔가 딱 귀에 꽂히는 벌스가 하나만 있으면 더 좋겠다 싶더라. 그즈음에 EK 형과 연이 닿아서 ‘아 EK 형 벌스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연락했다.

GANTZ’는 무엇을 의미하나? 제목과 곡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원래 곡의 가제는 ‘Star Gaze’였다. 그런데 곡 콘셉트가 별을 보고 높이 오르고 싶은 마음 그리고 별을 따라가는 과정에 있는 전투적인 태세 혹은 고생길 등이다 보니 제목을 바꾸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 콘셉트에 잘 붙은 이름이 일본 만화 “GANTZ”였지.

이번 싱글을 비롯한 최근에 나온 “Lalaland”는 올해 내놓은 EP [<3]보다 더 어둡고 열광적인 음색을 추구하는 것 같다. [<3] 이후로 1300에게 어떤 영감과 경험이 의미 있었나?

사실 [<3]은 팝스러운 곡이 많이 쌓여 있던 와중에,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작은 이벤트성으로 발표한 EP다. 그래서 1300의 타임라인에서 따로 떼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래도 분위기 자체가 어두워졌다는 데는 동의한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지금 생활이 그간 생각해 오던 이상적인 음악 생활과 많이 다르다는 걸 느끼고, 그 안에서 느끼는 분노, 실망 혹은 자극들 혹은 이것들을 이겨내는 과정을 얘기하려고 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호주와 한국 그 사이에 어딘가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느낌도 없지 않고.

“GANTZ”는 광란의 클럽 파티를 위해 만들어진 곡처럼 느껴지는데, 1300과 EK가 마이크를
저절로 잡고 싶게 만드는 이상적인 파티는?

가장 이상적인 파티 혹은 공연은 관객이나 우리나 서로 눈치 안 보고 정말 자신을 위해 놀 수 있는 파티다. 서로 떨어져 재밌게 놀다가 다 같이 모쉬핏 할 때는 부딪히면서 흥을 나눌 수 있는 그런?

가사 전체적으로 목표를 향해 힘차게 달린다는 주제가 편재하던데, 달린다는 것은 동시에 무언가를 벗어나거나 지나친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각자 어디서 출발해서 지금 성공을 향하고 있는가?

사실 우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출발한 팀이지. 한국인 다섯이 모여서 시작한 팀이 호주에서 투어를 하고 큰 무대 위에 설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으니까. 그래도 시작부터 운이 좋았고, 현재는 한 곳에 머무는 팀이 아닌 여러 나라를 돌며 투어를 하는 게 목표다.

“GANTZ”처럼 울퉁불퉁한 비트는 고삐를 잡기 쉽지 않다. 비트의 유형을 불문하고
1300과 EK는 박자를 잘 타는 MC로 알려졌는데, 각자 “GANTZ”의 가사를 뱉기 시작하며
흐름을 타기 시작한 과정 혹은 첫 벌스의 물꼬가 트인 일화가 궁금하다.

라코: 맨 처음 비트가 만들어진 곳이 송캠프였는데, 당시에는 프리스타일로 차분한 벌스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비트가 바뀌고 나서 이건 방향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꽉 찬 벌스로 완성했다.

호주 기반이라는 사실이 무관할 정도로 한국어를 사랑하는 그룹이지만, 그래도 ‘한국’힙합과 ‘외국’힙합의 공통분모는 힙합이지 않는가? 이번에 1300과 EK가 같이 작업하며 각자 느낀
오늘날 힙합의 지역적 한계와 가능성이 궁금하다. 힙합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협업인가, 분류와 차이가 무관한 새로운 영역인가, 아니면 ‘한국’힙합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협업인가?

사실 2023년도 현재에는 지역적 한계는 많이 없어진 것 같다. 거리는 인터넷으로 메꿀 수 있는 세상이 됐으니까. 그리고 힙합이기 때문은 또 아닌 것 같다. 곡에 어울릴 만한 목소리를 찾았는데 그게 EK 형이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좋아요만 누른 이들을 제외하고, 실제 이 인터뷰를 실제로 읽은 열혈팬에게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한다. 비밀과 향후 계획도 좋다.

이렇게 찾아 들어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언젠가 재밌게 같이 놀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습니다요. 내년 삼월을 기다려주세요!

Editor │장재혁
Interviewer │하비

1300 인스타그램 계정
EK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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