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kilde Festival의 이상한 마스코트 Alien & Cow

덴마크 로스킬레에서 열리는 로스킬레 페스티벌(Roskilde Festival)은 북유럽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다양한 즐길 거리로 유명하다. 페스티벌을 대표하는 ‘누드 달리기’ 외에도 막강한 공연 라인업이 함께하는데, 올해에도 6월 29일부터 7월 6일까지 8일 동안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시저(SZA), 스크릴렉스(Skrillex), PJ 하비(PJ Harvey) 등 막강한 아티스트 군단이 찾아올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페스티벌 내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큰 인기를 자랑하는 한 깃발이 있다. 등장만으로 주위의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로스킬레 페스티벌의 공식 마스코트 ‘에일리언 앤 카우(Alien & Cow)’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에일리언 앤 카우는 긴 깃대 위에 외계인이 젖소의 몸통을 잡은 모습을 한 풍선 인형이 달린 깃발이다. 기수가 깃대를 위아래로 흔들면, 외계인이 젖소를 앞뒤로 흔들며 ‘그 부위’에 갖다 대는 말하기 조금 민망한 행동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깃발은 특정한 예고 없이 공연이 진행될 때 관중 사이에서 홀연히 나타나며, 공연이 끝난 뒤에는 다른 장소로 이동하며 쉴 새 없이 페스티벌 이곳저곳을 누빈다.

사실 이 깃발이 처음부터 페스티벌의 마스코트였던 것은 아니다. 에일리언 앤 카우는 1999년 콘서트 매니아 요나스 알러 키엘센(Jonas Aller Kjeldsen)이 친구들과 캠프에서 고안한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당시 이를 제작한 이유에 관해 요나스는 “1999년 당시 저희는 핸드폰도, 그 역할을 대신해 줄 만한 것도 없었어요. 그렇기에 이 광활한 곳에서 친구들과 떨어지면 다시 찾는 게 고생이 말이 아니었죠. 이 깃발은 제가 여기에 있다고 알리는 당시 가장 실용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인터뷰했다. 뒤이어 “어떻게 보면 정말 바보 같은 짓이죠. 하지만 멍청한 짓을 계속하면 이게 정말 재밌어진다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로스킬레 페스티벌 공식 채널에서 제작한 에일리언 앤 카우 공식 영상

단순히 위치를 알리는 용도로 제작한 에일리언 앤 카우 깃발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자, 요나스는 매년 깃발을 가지고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이후 해를 거듭하며 페스티벌의 스타로 발돋움한 에일리언 앤 카우는 기념사진은 물론, 길을 잃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등 뜻밖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현재 에일리언 앤 카우는 요나스의 캠프에서 관리하고 있다.

매년 깃발을 들고 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수년 동안 열정을 보여주는 풍선 인형의 관리 및 보수 문제는 가장 큰 문제였는데, 그는 “매해 덕 테이프를 덧붙이고 너무 낡은 인형을 대신할 새 모델을 피규어 샵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깃발을 유지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후 덴마크 내에 있는 가게에서 더는 해당 피규어를 취급하지 않자, 미시건 주에 있는 온라인 상점까지 찾아가며 대체품을 사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러한 갖은 노력에도 관리가 힘들어지자 결국 2011년을 마지막으로 구형 에일리언 앤 카우를 폐기하고 신형 버전을 만들기도 했다.

페스티벌 중 곳곳에서 출연한 만큼 해프닝도 가지가지다. 2010년 내셔널(The National)의 맷 버닝어(Matt Berninger)는 “Fake Empire”를 부르다가 에일리언 앤 카우의 격렬한 반응에 정신이 팔려 다시 곡을 시작해야만 했으며, 2001년에는 나타샤 아틀라스(Natacha Atlas)는 깃발 때문에 웃음을 터뜨리며 부르고 있던 노래를 중지해야만 했다.

몇 가지 사건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낸 에일리언 앤 카우는 2013년 페스티벌 측에서 공식 영상을 제작하면서 마스코트로 선정되었으며, 기존 폐기한 구형 모델은 페스티벌 장소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록 박물관 뮤지엄 라그나로크(Museum Ragnarock)에 유물로 전시되었다. 작년 로스킬레 페스티벌에서는 “합의가 없다면, 그건 성관계가 아닙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를 단 채 나타났는데, “외계인과 젖소는 언제나 서로의 의사를 확실히 확인한 뒤 이 행동을 합니다”라고 덧붙이며 둘은 상호합의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영상 마지막에서 캠프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는데, “이 깃발 없이 페스티벌에 참여하진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자 옆에서 “당연하지. 하지만 넌 여기 쭉 올 거잖아”라고 하는 음성을 엿들을 수 있으며, 캠프는 이 깃발이 앞으로도 로스킬레 페스티벌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일리언 앤 카우는 2018년에는 20주년을 맞이했고 이후에도 에일리언 앤 카우는 매년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각종 페스티벌에서 독특한 깃발들이 화제가 되는 가운데, 만약 독특한 깃발을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화끈한 예시를 참고할 수 있지 않을까.

Roskilde Festival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BT, Red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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