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스트리트 아티스트 노브라(N5BRA)의 첫 번째 개인전, ‘Not Sorry, and N5BRA’가 강남구 신사동 LKIF 갤러리에서 진행 중이다. 그는 언젠가부터 국내 쟁쟁한 그래피티 라이터들과 함께 단체전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벽화로 경력을 시작한 덕분인지 노브라의 대형 벽화는 특히 인상적이고, 본인도 자신 있는 눈치다. 고전주의를 비틀어 키치의 영역에 끌어들이는 노브라의 독자적인 스타일은 알음알음 퍼져나가 인스타그램에서도 제법 인기를 끌었다. 이번 개인전 ‘Not Sorry, and N5BRA’는 간헐적으로 전시에 참여하며 자신의 이름을 넌지시 알리던 작가의 본격적인 등판을 알린다. 그는 무엇이 미안하지 않다는 말인가? 직접 찾아가서 물었다.
Mini Interview
1. ‘Not Sorry’라는 전시 제목에서 일종의 도발이 느껴진다. 지금까지의 작업을 갈무리하는 개인전인가?
나는 내 작업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그림에 앞서 ‘작가 이름이 왜 노브라야?’라는 의구심을 품으리란 걸 알고 있다. 물론 통속적으로 들릴 수 있는 낯간지러운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해석은 역시 그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나는 더는 내 이름을 의심하지 않는다. 전시 제목 ‘Not Sorry, and N5BRA’는 누군가를 향한 메시지라기보다는 앞서 언급한 맥락에서 내 그림에 대한 확신과 태도를 표명한 것이다.
2. 종교, 신화 등 고전적인 모티브에 작가 고유의 위트를 섞은 소위 ‘노브라’만의 재해석이 인상적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간의 대화 말풍선에서 현대를 관통하는 유머를 엿볼 수 있는데, 이에 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지?
지금 우리 삶의 환경과 개인의 간극은 좁히기 힘들 만큼 넓다고 느꼈다. 인터넷에 넘쳐흐르는 정보 가운데 우리의 자율적인 정보 선택, 습득의 과정 혹은 이를 통해 만들어진 선별적인 인식 과정이 어떤 사회적인 시류 안에 늘 존재하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일원으로서 사회 문제에 대한 개인의 의식 수준을 고찰하기 위해 지금껏 우리가 상징적으로 인식한 이미지와 내용 속에서 지나쳐간 사고의 발견을 기대하며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3.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표정을 잃고 똑같은 선으로 표현되었다. 어떤 의도인지 궁금하다.
표정은 사회적으로 학습된 의식의 산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식 속에서 상징화된 의미와 정보를 내포하고, 정보를 통한 관념적인 해석은 곧 편향적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의미한다. 일반화된 사고에서 무시된 것의 발견을 기대하는 나로서는 상징을 제거했다. 즉, 표정의 부재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일반적인 인식이 아닌 새로운 요소를 통한 정보 습득 과정을 통해 해석의 전형성을 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4. N5BRA에 영향을 준 인물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
재키와이 날 가져요. 엉엉. 염따형 미안해.
5. 전시가 끝나고 당장 할 일은?
수강 신청띠. 대학생은 웁니다.
진행 / 글 │ 권혁인
사진 │ 배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