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 80만 달러 기부

작년 11월 18일 문체부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지원금 80만 달러를 기부 지원하는 MOU를 체결했다. 19~22년까지 진행되는 이 교류 협정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내 한국관의 특별전과 프로젝트 등 한국 미술에 관한 프로그램 확충을 위한 것으로 15년 해당 미술관에 100만 달러를 지원했던 협약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문체부는 14년도부터 세계 주요 박물관에 설치된 한국관 지원 사업을 시작해 메트로폴리탄 외에도 영국 박물관, 프랑스 국립 기매 동양 박물관 등 7개의 거점 관을 선정한 바 있다. 메트로폴리탄 내 한국관은 98년 삼성 문화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설치되었다. 1915년 메트에 아시아 미술 부서가 설립될 당시 한국 미술품은 100여 점 정도 소장하였으나, 현재는 500여 점으로 늘었다고 한다. 그 기반에는 이소영 전 메트로폴리탄 한국미술부 큐레이터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맨해튼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세계적으로 손에 꼽는 4대 뮤지엄 중 하나지만, 경영적인 부분에서는 수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15년 7월 1일 ~16년 6월 30일 기간 동안 670만 명으로 40년 이래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4천만 달러에 육박하는 적자였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연간 수집과 운영예산은 1억 1천 7백만 달러나 넘는다고 한다. 14년 기준 유물 구매비로 쓰이는 금액은 3,200만 달러였고, 이는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의 10배 정도라고 한다.

사실 메트로폴리탄의 주된 운영 수입은 자체적인 내부 수입이 아닌 기부, 후원, 행사 등 외부적 기금 영향이 더 크다. 이것은 문화적 차이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과 달리 문화예술 부문의 재원을 조성하는 데 유럽 국가는 공공의 역할을 강조, 미국은 민간 부문이 활성화돼있다. 매년 5월 열리는 패션 행사 ‘멧 갈라’ 또한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인당 3만 달러, 테이블당 27만 5천 달러의 가격에 참여할 수 있다. 15년도에는 멧 갈라를 통해 1,250만 달러의 기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적자에 18년도부터 기부 방식의 입장료에서 뉴욕 주민을 제외한 관람객은 최고 25달러에 달하는 입장료를 내야 하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0년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150주년이다. 6억 달러의 예산으로 근현대미술 부속관 건축을 계획했지만 자정 난으로 무기한 연기되었고 많은 직원은 해고당했다. 8년 동안 박물관을 이끌던 토머스 캠벨(Thomas Campbell)은 내부 여론의 압박으로 사퇴했다.

그런데도 19년 5월에는 50년 동안 넘게 받아오던 새클러 가문의 기부금을 사회적 이유로 거부했는데, 새클러 가문 소유인 제약회사 퍼듀 파마(Purdue Pharma)는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OxyContin)’을 제조, 판매해왔고, 강력한 마케팅을 기반으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해온 것. 옥시콘틴은 오피오이드 계열 강한 중독성과 부작용이 따르는 약으로, 남용했을 시 죽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에 시민들의 반발적 여론이 커졌고,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공공의 건강 위기를 만드는 기업에게 기부를 받을 수 없다고 결정한 것. 이러한 흐름은 메트로폴리탄뿐 아니라 여러 뮤지엄에서도 생겨났다.

세계적인 미술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한 미국과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한국 문체부는 왜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 기부했고, 자본과 예술의 관계는 지금 시대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생각해볼 만한 지점이 있다. 어느 부분에서는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의 그림을 위트 있게 바꾼 박이소 작가의 ‘자본=창의력’ 작품을 떠오르기도 한다.

Metropolitan Museum of Art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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