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전자 음악 뮤지션 Daniel Melero, [Qualia 2 – micrografia] 발매

80년대 초 아르헨티나의 전자 음악과 테크노 팝 신(Scene)을 거머쥐고 있던 뮤지션 다니엘 멜레로(Daniel Melero)가 그의 실험적 프로젝트 [Qualia]의 두 번째 시리즈 앨범인 [Qualia 2 – micrografia]를 지난달 31일 발매했다.

‘감각질’을 의미하는 ‘퀄리아(Qualia)’는 어떤 것을 지각하면서 느끼게 되는 기분, 떠오르는 심상 등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주관적인 특질을 가리키는 단어로, 멜레로가 다른 사람에게 말로는 전달할 수 없다고 느낀 그의 다양한 경험을 청각예술로 구현한 앨범이다.

첫 번째 앨범 [Qualia1- Última Thule]에서 이상, 극점을 의미하는 단어, ‘Última Thule’와 들어맞게 그가 생각하는 극점이자 이상인 우주를 망원경으로 관찰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앨범은 시야를 아래로 전환하여 ‘현미경(Micrografia)’을 통해 미세한 것들에 귀를 기울인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팬인 멜레로는 현미경을 발명한 여러 사람 중 한 명인 로버트 훅(Robert Hook)이 쓴 책을 다시 읽던 도중 역설을 발견하였고, 그 역설은 이내 두 번째 ‘Qualia’ 프로젝트 영감의 원천이 됐다.

멜레로가 현미경을 통해 집중한 대상은 곤충과 해저다. 본격 녹음에 들어서기 앞서 온갖 종류의 잠수함의 소리를 수집하여 현미경처럼 미세하게, 그리고 아주 주관적인 시점에서 바라본 여러 디테일을 사운드에 녹여냈다. 한껏 음향에 엉겨있는 섬세한 요소들은 무서우리만치 고요한 해저와 곤충의 특성 사이의 교집합을 꼬집어내며 잔잔하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즉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청자에게 선사한다.

아트워크는 좀목 좀과에 속하는 곤충 양좀(Silverfish)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이미지를 그려냈다. 양좀은 민첩하고 빛을 싫어하여 어두운 곳에 살며 아르헨티나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다. 몇 달 동안 굶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그 생존력은 로봇 같은 동시에 인간보다 더 지능적이라 느껴져 멜레로가 가장 좋아하는 곤충 중 하나라고.  

Daniel Melero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Daniel Mel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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