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시뮬레이션게임’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비디오 게임 시리즈 “심즈(The Sims)”가 영화로 제작된다. 미국의 연예 잡지사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제작에는 2023년 영화 “바비(Barbie)”로 큰 인기를 끈 배우 마고 로비(Margot Robbie)와 이를 제작한 럭키챕(LuckyChap), 버티고(Vertigo) 엔터테인먼트, 마블 코믹스 원작의 드라마 “로키”와 넷플릭스 시리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감독했던 케이트 헤론(Kate Herron)이 참여한다고. “심즈”의 영화화는 예전부터 많은 루머로 퍼지긴 했지만, 정식으로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슷한 사례로 영화 제작 단계에 돌입한 닌텐도 게임 “젤다의 전설”, 내년 4월 개봉 예정인 마인크래프트 원작의 “마인크래프트: 더 무비”에 이어 심즈의 영화화 소식 또한 게임 및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심즈”는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심’이라고 불리는 가상 캐릭터의 이름부터 외모, 옷, 성격, 목소리 등을 만들 수 있고, 이 심의 모든 의식주에 관여할 수 있다. 한마디로 게임 내 세계관을 플레이어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게임 안에서 유저는 심의 집을 짓고, 직업을 가지고, 다른 심들과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 캐릭터의 정해진 서사가 없고 게임 플레이어에 의해 삶이 결정된다는 맥락에서 장난감인 바비와 유사하기도 하다.
사실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등 다른 PC게임들에 비하면 “심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시뮬레이션게임’이라는 타이틀만큼 주류의 게임은 아니다. 실제로 “심즈”는 매니악한 플레이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를 즐기는 유저들은 심을 방에 가두고 온종일 나오지 못하게 하거나,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를 만드는 등 일명 ‘콘셉트 플레이’를 즐기기도 한다. 심즈의 영화화 소식에 이들은 “많은 대중을 타깃으로 한 “심즈” 영화는 나랑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그렇다면 다른 “심즈” 유저들의 반응은 어떨까? “심즈” 자체가 가진 스토리가 없다는 점에서 “어떤 줄거리의 영화가 만들어질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 게임 자체의 업데이트가 더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제작에 참여하는 럭키챕과 케이트 헤론 감독의 전작을 미루어 봤을 때, 영화에서 블랙 코미디적 요소를 예상하는 팬들도 있다.
심즈의 실사판 영화 제작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현실의 삶을 모방하는 비디오게임이 영화화로 인해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어떤 스토리로 영화를 풀어낼 것인가는 주목할만한 점이기도 하다.
마고 로비와 그녀의 남편 톰 애커리의 제작사 럭키챕은 아카데미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엄청난 흥행을 거둔 “바비” 덕에 현시점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제작사이다. 그 때문에 많은 팬들과 대중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아직 영화의 세부적인 줄거리와 관련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해 나갈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게임인 심즈가 어떤 영화로 탄생할지 무척 기대된다.
참고로 유료로 판매되던 “심즈”는 작년부터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반복되는 삶에 잠시나마 특별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면? 오늘밤은 소환사의 협곡 대신 “심즈”의 유서 깊은 마을인 윌로우 크릭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지.
이미지출처│EA Sports, FSL-Rukar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