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문자 메시지, 모바일 메신저, 전자 우편, 각종 소셜 미디어로 자신의 소식을 불과 몇 초 만에 전할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세상이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세상이 이렇게까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못했다. 앞으로 또 얼마나 굉장한 것이 나올까 기대되면서도 이전의 편지나 엽서 같은 아날로그 매체가 문득 그리워질 때가 있다. 연필로 또박또박 적어낸 글씨로 안부를 묻고 답장을 기다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많은 사람과 동시에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쓸데없는 이야기를 편히 주고받는다.
요즘엔 전시회나 해외에 나갔을 때, 기념 삼아 엽서를 몇 장 사는 게 전부다. 전시 작가의 작품이나 해외의 명소를 프린팅한 엽서를 구매한 뒤 벽에 붙여놓곤 한다. 그러나 엽서가 본래의 목적으로 기능하던 그 옛날의 표지는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제목에서부터 예상했겠지만, ‘Bad Postcards’는 1950년부터 1975년까지 어떤 의도로 제작했을지 모르는 괴상한 그림과 사진을 삽입한 엽서를 모아 놓은 웹사이트다.
발송인이 누구건, 어떤 내용이건 간에 엽서를 받아보았을 때 바로 기분을 잡치게 하는 그림이 엽서를 장식한다. 이런 엽서를 보낼 것이라면 차라리 보내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개중에는 어처구니없게 웃긴 사진도 있지만, 단체로 목을 매단 사람이나 공격적인 원시인의 모습, 괴기스러운 인형 사진이 그려진 엽서는 끔찍하기 그지없다.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