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LE FORCE 미니 인터뷰: 마스킹테이프 아티스트 박건우

나이키(Nike)를 대표하는 스니커 중 하나인 에어 포스 1(AIR FORCE 1), 그 브랜드뿐 아니라 스니커 컬처를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에어 포스 1은 패션, 아티스트 등 다양한 문화 속에 녹아들어 많은 이에게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 나이키가 주최하는 에어 포스 1 이벤트, 배틀 포스(Battle Force) 역시 이와 궤를 함께하며, 가지각색의 이벤트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에어 포스 1을 알리고, 개개인의 창의성을 마음껏 펼쳐낼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지난 2018 배틀 포스에서는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Coolrain)이 특별 제작한 에어 포스 1 피규어 키트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는 에어 포스 1 커스텀 경연을 진행했다. 컬러와 실루엣, 소재 등 갖가지 변화로 재탄생한 에어 포스 1 경연의 우승작은 마스킹테이프 아트로 새로운 에어 포스 1을 완성해 낸 ‘박건우’의 작품. VISLA 매거진은 실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마스킹테이프로 또 다른 모습의 에어 포스 1을 탄생시킨 마스킹테이프 아티스트 박건우와 함께 배틀 포스와 마스킹테이프 아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마스킹테이프를 사용해 다양한 아트워크를 제작하는 마스킹테이프 아티스트 박건우라고 한다.

 

이번 나이키 배틀 포스 경연에서 최종 우승했다. 마스킹테이프 아티스트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한데, 마스킹테이프 아트를 소개하자면.

말 그대로 마스킹테이프를 활용해 다양한 사물을 만들어내는 예술이다. 설명을 보태자면, 마스킹테이프로 특정한 사물을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하는 작업이다. 마스킹테이프가 가진 수많은 컬러를 조합해 사물의 미세한 디테일을 정확하게 살려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계기로 이러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나.

내 아트워크의 시작은 오버랩과의 결합이었다. 어떤 금속이나 특정 재료로 패턴을 만들어 이를 결합하는 방식의 작업이었고, 각 패턴을 결합하기 위해 만들고 싶은 사물의 베이스가 필요했다. 고민 끝에 마스킹테이프로 금속 패턴을 겹친 모형을 제작해 금속으로 만든 패턴을 서로 결합했다. 그러나 이 결과물이 내가 추구하는 방식의 예술과 다르다는 생각에 금속 패턴을 모두 해체했다.

그렇게 금속을 제거하니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밑 작업한 마스킹테이프 작업이 새롭게 느껴지더라. 그 후 우연히 스탠드에 투과한 빛에 마스킹테이프 오버랩이 절묘하게 표현되며 작품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이후 이를 조금 더 구체화하며, 본격적인 마스킹테이프 아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스우시의 위치나 스니커 전면에 새긴 문구 등이 눈에 띈다, 커스텀 모델을 제작하며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지.

지금까지 나이키에서 발매한 에어 포스 1 모델이 시도하지 않은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더불어, 이 디자인이 실제로 구현될 가능성도 깊게 생각했다. 단순히 컬러에 변화를 주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실루엣 변화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렇게 나이키 스우시의 위치를 옮기는 디자인을 떠올렸고, 이후 배틀 포스 피규어 키트를 통해 스우시 위치를 다양하게 고려했다. 그렇게 슈레이스 옆에 부착된 나이키 스우시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번 에어 포스 커스텀 우승작의 의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처음 우승 소식을 들었을 때 쉽게 믿기지 않았다. 이전부터 나이키 스니커를 좋아했고, 특히나 에어 포스 1은 내가 처음으로 구매한 나이키 스니커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단순히 경연의 우승을 넘어 나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의 나이키 커스텀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나이키 측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에어 포스 커스텀 제품이 박건우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개인적으로는 마스킹테이프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를 뒤져봐도 마스킹테이프 아트를 하는 아티스트를 찾기 쉽지 않고, 대부분 평면에 테이프를 부착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층을 겹겹이 쌓아 실물로 구현하는 이는 내가 유일무이하다. 이번 배틀 포스 경연을 통해 대중에게 마스킹테이프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소개했다는 데 그 의미가 가장 크다.

 

이번 우승작의 디테일에 관해 직접 설명해줄 수 있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스킹테이프로 외부를 감싼 스우시를 슈레이스 측면에 옮겨낸 것이 이번 커스텀 에어 포스 1의 가장 큰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마스킹테이프 아트의 정체성을 한 번 더 강화하기 위해 비워진 스우시에 마스킹테이프를 또다시 부착했다. 이외 에어 포스 1 전면에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여러 태깅을 새겼고, 설포와 깔창에 마스킹테이프 모양의 나이키 스우시를 새로이 삽입했다.

 

경연에 참여한 에어 포스 1 모델 외 마스킹테이프를 사용한 다양한 나이키 스니커를 선보였는데, 그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일단 제작하고자 하는 제품의 원형을 뜨는 것부터 시작한다. 스니커의 외형이나 디테일을 고려해 최대한 유사하게 틀을 만든다. 이후 다양한 색상의 마스킹테이프로 그 색상을 입히는 거다. 여러 물감을 섞어 원하는 색을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물감과 달리 한정된 색을 겹쳐 컬러를 내는 작업이기에 여기서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이외 특정한 그래픽이 들어가는 스니커는 그 패턴을 직접 그리기도 한다.

 

마스킹테이프라는 소재 특성상 이를 원하는 사물의 모양으로 고정하기가 어려울 텐데.

얇은 테이프를 겹겹이 쌓는 작업이기에 이를 고정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작업 초기에는 스니커를 고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며칠이 걸려 힘들게 원형을 제작했는데, 관리를 잘못해 무너져 내리기 일쑤였다. 이렇게 실패와 성공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니 지금은 작업에 숙련도가 생겨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나만의 후가공 코팅 비법으로 작품을 고정한다.

 

스니커 열풍에 따라 커스텀 마켓 또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마스킹테이프를 활용한 커스텀은 아직 생소한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이번 배틀 포스를 통해 다양한 커스터머가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지 않았나. 나 또한 마스킹테이프를 통해 스니커 커스텀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단순히 스니커에 마스킹테이프를 부착하는 것 외에 조금 더 다양하고 이색적인 방법으로 스니커 커스텀을 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다. 많은 작품을 보여주면 보여줄수록 커스텀 신(Scene)도 점점 확장해 나가겠지.

 

배틀 포스 이벤트 속 다양한 커스텀 스니커가 등장했는데, 어떤 작품이 가장 눈길을 끌었나.

배틀 포스 본선에 진출한 ‘Wickedpiece’의 피규어 키트가 가장 인상 깊었다. 에어 포스 1 피규어 키트의 어퍼를 페트병에 쓰이는 투명한 플라스틱 재질로 교체한 작품이었는데, 이미 에어 포스 1 판타스틱 4(Air Force 1 Fantastic 4) 모델이나 에어 포스 1 인비저블 우먼(Air Force 1 Invisible Woman), 나이키와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이 투명한 소재를 이용한 스니커를 보여준 바 있지만, 이를 피규어 키트로 완성한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마스킹테이프로 다양한 사물을 표현하지만, 그중 가장 많은 작업물을 선보인 것은 역시 나이키의 스니커다. 특별히 선호하는 모델이 있는지.

워낙 나이키 제품을 좋아해 여러 스니커를 많이 착용해봤지만, 역시 에어 포스 1만큼 오랜 시간 착용한 스니커는 없었던 것 같다. 특유의 클래식함과 단순한 외형이 주는 매력이 있다. 누가 뭐래도 나이키의 간판 모델 아닌가.

 

마스킹테이프로 완성한 작품을 다양한 곳에서 전시하고 있다.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

지금처럼 꾸준히 작업해 더욱 많은 아트워크를 선보이는 게 계획이다. 자세히 말해줄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전시 일정이 잡혀 있다. 그때 또 새로운 작품을 보여줄 테니 기대해 달라.

박건우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Nike 공식 웹사이트


진행 / 글 │ 오욱석
사진 │ 강지훈
사진 │ Keep Us Weird – 이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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