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로운 평화나라’는 언제나 평화롭고 흥미로운 ‘썰’로 가득하다. 익명을 내세워 상대방을 등쳐먹고 변명에 변명을 더하는 이들의 뻔뻔함은 남의 이야기이기에 웃을 수 있는 촌극에 가깝다. 하지만 과연, 이런 말도 안 되는 해프닝들이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들일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 약 20만 팔로워를 거느린 인기 인스타그램 계정, 디팝 드라마(Depop Drama)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모바일 중고 거래 플랫폼 디팝(Depop)은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의 10~2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SNS 같은 인터페이스를 통해 손쉽게 물건을 찾고 구매할 수 있는 디팝은 이미 하입비스트(Hypebeast)와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젊은 예술가들의 벼룩시장이 되었다. 하지만 역시 10~20대가 주 이용자층이기 때문일까. 디팝에도 ‘중고로운 평화나라’만큼 다양한 촌극이 벌어진다. 서로를 속고 속이는 사기극부터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감동 스토리, 그리고 의중을 파악할 수 없는 괴상한 대화까지, 셀 수 없이 다양한 드라마가 디팝에 있다. 디팝 드라마는 이런 ‘썰’들을 제보를 통해 한 데에 모으며 꽤 성공적인 코미디 콘텐츠 아카이브로 자리 잡은 듯하다. ‘중고로운 평화나라’의 지역적 한계에 아쉬웠다면, 이젠 세계 각지의 인터넷에서 잡아 올린 신선한 ‘썰’들을 간편하게 받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