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첨단 기술이 매일 같이 발표되는 지금이지만, 패션은 이와는 반대로 과거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형형색색으로 거리를 물들이던 스키니 진은 온데간데없이 넓은 통의 바지가 새로운 유행으로 떠올랐는데 생경하기도, 익숙하기도 한 이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패션은 돌고 돈다는 말이 새삼 절실히 느껴진다. 지금 패션을 선도하는 여러 하이엔드, 스트리트 브랜드의 과제는 세련된 90년대의 분위기를 재현하는 일인 것 같다.
아디다스(adidas) 역시 이를 놓치지 않고, 과거 90년대 패션에서 영감 받은 룩북을 통해 새로운 캠페인을 진행했다. 1968년 첫 생산 이후 오래도록 아디다스 스테디셀러의 한 축을 맡는 스니커 가젤(Gazelle)이 그 주인공으로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기 충분한 룩북을 제작했다. 이에 현재 뉴욕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인물 다섯 명을 모델로 선정해 훌륭한 이미지를 선보인다.
프로 에라(Pro Era) 소속 프로듀서 커크 나이트(Kirk Knight)를 비롯해 셀라 말리(Selah Marley), 펑크 록밴드 불리(bully)의 보컬 알리샤 보니아노(Alicia Bognanno), 스케이터 타이숀 존스(Tyshawn Jones), 인디 팝 밴드 팔마스(PALMAS)가 등장해 90년대 스타일 트라이브를 되살렸다. 2016년이 새로운 가젤의 해가 될 수 있을지. 천천히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