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크 시대 발현된 DIY 정신을 전승, 자동차 뒷좌석에서 홀로 록 음악을 빚어내던 소년 윌 톨레도(Will Toledo)는 원맨 밴드 카 시트 헤드레스트(Car Seat Headrest)로 활약하며 로우 파이(Lo-Fi)와 여과되지 않은 디스토션을 버무려 자신의 젊음과 패기를 소리로 대변해왔다. 또한 무시무시한 작업량을 자랑하며 밴드캠프에서 셀프로 발매한 앨범만 무려 9장. 훗날 밴드캠프 스타가 된 윌은 2015년, 뉴욕의 인디 록 명가 ‘마타도르(Matador)’와 계약을 맺고 지금까지 세 장의 LP를 공개했고 이어 5월 1일, 카 시트 헤드레스트의 새 앨범 [Making a Door Less Open]을 공개한다.
[Making a Door Less Open]은 그의 열 번째 정규 앨범이며 마타도르에선 네 번째로 공개되는 LP. 과거 마타도르 정규 앨범이 밴드캠프에 공개된 음악을 설계도로 다시 녹음한 것에 반해 [Making a Door Less Open]은 기초 설계부터 완벽히 새로 준비한 앨범이다. 로우 파이 함량은 눈에 띄게 줄었고, 새로운 설계도에서 비롯된 스타일의 변화 또한 적극 반영한 듯 보이는데 특히 트랙 “Can’t Cool Me Down”, “Famous”에서는 개러지 펑크와 동떨어진 디스코, 신스웨이브를 런치패드로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의도한 마냥 공교롭게 방독면을 뒤집어쓴 비주얼이 아주 인상적이기도.
이와 같은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은 윌 톨레도의 지난 4년과 직결된 작업 환경, 즉 과거 좁은 차보다 더 널찍한 공간에서 음악을 제작하는, 그의 뒤바뀐 주변 환경이 음악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게 아닐까 싶다. 좌우간 이번 앨범을 시발점으로 윌은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이번 앨범을 통해서 그의 향후 행보에 조금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앨범을 직접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