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음악 프로듀서 그룹 ‘khc / moribet’, 첫 정규 앨범 [전파납치] CD 발매

두 명의 전자음악 프로듀서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khc/moribet’이 첫 정규 앨범 [전파납치]를 발매했다. 각각 서울과 영국에 거주하는 그들은 줌(Zoom)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앨범을 완성했고, 지난 6월 29일 만선더 볼트(THE VAULT)를 통해 총 10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앨범을 발표했다.

‘khc/moribet’은 앨범 시작에 앞서 무명의 코미디언 화자를 통해 서사를 풀어낸다. 첫 번째 트랙 “농담”에서 그가 들려주는 농담은 유쾌하지 않으며 비난받기 일쑤다. 보이스웨어(TTS)로 만들어진 그의 목소리는 인간의 농담들을 모방하고 묘사하나, 사람들의 공감을 사지는 못한다.

‘전파납치’는 앨범 속 화자가 농담을 전파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이는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의 영화 “코미디의 왕”의 주인공 ‘루퍼트 펍킨’에서 얻은 아이디어라고. 극 중 펍킨은 자신의 뚜렷한 목표를 위해 나아가던 중,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코미디 쇼 진행자를 납치하면서 ‘전파납치’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아홉 번째 트랙 “코미디의 왕”은 원작 영화 줄거리를 이해하고 듣는 것이 앨범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감상 포인트. 결국, 전파납치는 이 앨범에서 비인간적 예술을 미디어에 설파하는 불가피한 방법론으로 작용한다.

전자음과 어쿠스틱 악기의 충돌로 이루어진 트랙들은 화자의 비유기체적 농담의 잔향처럼 흩어진다. 간간이 들려오는 불규칙한 무조의 화성은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가볍게 변주되며 대중문화의 클리셰와 여러 장르의 의도적 모방을 대체한다. 앨범은 심야의 케이블 TV 채널들을 넘기듯 급격히 변화하며 허무주의적인 코미디와 비선형적 시대상들을 비추면서 이내 불편한 귀결을 암시하고 끝이 난다.

[전파납치]는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 가능하며, 더 볼트 유튜브 채널에서 “Watershed”에 전자음악 프로듀서 오딘(oddeen)이 제작 참여한 비주얼라이저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7월 6일 발매된 cd는 김밥레코즈, 공상온도, 유리겔라, 아티스트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니, 30분간 빠르게 흩어지는 가볍고도 불편한 농담을 소장하고 싶다면 위의 링크들을 참조해 보길.

khc 인스타그램 계정
moribet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khc/morib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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