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에 워싱턴에서 결성된 밴드 틴 아이들스(The Teen Idles)는 스트레이트 엣지들이 손등에 X 마크를 긋는 행위를 직접 공연에 옮긴 밴드였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하드코어 공연이 열리던 장소는 라이브 하우스 이외에도 가정집 지하실, 폐공장, 화장실 등 다양한데, 틴 아이들스가 비교적 평범한(?) 장소인 바(Bar)에서 공연을 진행하려고 하자 그들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공연을 못 하게 될 상황에 이르렀다. 이때 양 측은 관객이 미성년자일 경우 손등에 X 마크를 그려 구분 짓기로 합의하고 공연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후 마이너 쓰렛(Minor Threat)이 본격적인 스트레이트 엣지 문화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정작 보컬인 이안 맥케이(Ian MacKaye)는 얼마 가지 않아 염세를 느끼고 밴드 해체를 선언한다. 그가 가장 문제를 꼽았던 것은 폭력이었으며 그러한 행동이 스트레이트 엣지의 의미를 퇴색하게 했다고 설명한다.
알코올과 약물을 거부하며 금욕적 라이프스타일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엣지도 있는 반면 하드라이너(Hardliner), 밀리턴트(Militant)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폭력적이고 네거티브(Negative) 성향을 드러내는 스트레이트 엣지도 있었다. 이런 하드라이너들의 행동이 당시 미국 사회에서 논쟁거리가 된 적이 있으며, 특히 밴드 어스 크라이시스(Earth Crisis), 패스 오브 레지스턴스(Path of Resistance), 프레야(Freya)의 멤버였던 칼 뷔크너(Karl Buechner)와 폭스 뉴스 진행자 제럴도 리베라(Geraldo Rivera)의 설전은 큰 화제를 모았다.
1세대 하드코어 펑크 신(Scene)을 다룬 책과 동명의 다큐멘터리인 아메리칸 하드코어(American Hardcore)에서는 하드코어 갱 크루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에프에프에프(FFF, Fight For Freedom), 서클 원(Circle One), 래즈(LADS, LA Death Squad)가 있었고, 외부에서 하드코어 신으로 유입된 경우는 밴드 수이사이덜 텐던시스(Suicidal Tendencies)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또한 90년대를 거쳐 현재까지 뉴욕의 대표적인 갱 크루인 디엠에스(DMS, Doc Marten Skins), 오하이오를 시작으로 유일하게 아시아의 일본에 크루를 두고 있는 에스오에스에프(SOSF, Swing On Sight Family) 그리고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스트레이트 엣지 멤버가 다수 있는 것으로 유명한 에프에스유(FSU, Friends Stand United 혹은 Fuck Shit Up)또한 언급된다.
에프에스유는 80년대 말 보스턴에서 결성된 갱 크루로, 초창기 미국 하드코어 신에서 보스턴 스트레이트 엣지들은 급진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하키가 유명했던 지역답게 에스에스 디컨트롤의 멤버 알 베릴(AI Barile)은 하키 선수였고 보스턴 하드코어 크루에서 남다른 엣지 프라이드를 통해 신을 운영했다. 마찬가지로 에프에스유의 창립자 엘진 제임스(Elgin James) 또한 스트레이트 엣지였으며 밴드 레킹 크루(Wrecking Crew)의 보컬이었다. 언제나 그랬듯 하드코어 신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나치 스킨헤드들이 공연장에 나타났을 때 그들을 무력으로 끌어 나오게 하는 것이 제임스와 에프에스유 크루 일원들이 하는 일이었으며 지역의 마약 거래상을 청소하는 것 또한 그들의 일이었다. 일부 멤버들은 엣지가 아니었지만 그에 상관없이 크루 멤버들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무관용적인 태도로 몰아내는 데 집중했다. 그렇지만 예상할 수도 없는 폭력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많아져 인명 피해 또한 심각했다.
이에 관한 설명은 문서로도 기록되어 있는데, 미국의 수사 기관인 미연방수사국(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이 각 지역 경찰의 조사 문건부터 언론 취재 기사 등을 담아 전체 89페이지로 작성한 수사 문건과 이를 일리노이주의 한 연방 검사가 정리하여 미 법무부에 제출한 보고서, 2009년 7월 10일 날짜로 연방수사국 소속 특별 수사관이 작성한 엘진 제임스를 형사 기소하는 내용의 소송 문건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주로 영상 콘텐츠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보스턴 하드코어 신에서 DVD 형태로 만들어진 “Boston Beatdown”과 다큐멘터리 TV 채널로 유명한 방송사인 히스토리(History)의 프로그램 “Gangland” 시즌3 에피소드8 “Rage Against Society” 두 가지가 있다. “Boston Beatdown”에는 엘진 제임스와 데스 비포 디스아너(Death Before Dishonor), 블러드 포 블러드(Blood For Blood), 라말라(Ramallah) 등과 같은 밴드, 크루 멤버들이 출연하여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두고 증언과 영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에 비해 갱랜드에서는 보스턴뿐만 아니라 에프에스유가 미국 전역으로 확장하면서 상당히 눈에 띄는 활동을 보인 지역이었던 필라델피아, 뉴저지 에프에스유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다. 필라델피아 에프에스유 리더이자 뉴저지 에프에스유 소속 밴드 섀터드 렐름(Shattered Realm)의 보컬인 조 하드코어(Joe Hardcore)가 출연해 에프에스유가 어떻게 보스턴 외부로 확장되었는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엘진 제임스는 2012년에 미연방 교도소에서 풀려난 후, 유니버설 픽쳐스(Universal Pictures)의 작가로 영입되고 영화 제작에 매진하며 영화 제작자의 삶을 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폭스(Fox) 방송사 인기 TV 시리즈인 “Sons of Anarchy”의 스핀오프 작품인 “Mayans M.C.”의 제작자로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의 조 하드코어는 미국 하드코어 신 최고의 페스티벌인 ‘This is Hardcore’와 다수의 필라델피아 로컬 공연에서 프로모터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에는 섀터드 렐름이 ‘This is Hardcore’ 라인업에 올라가며 다시 밴드 멤버로서도 공연하고 있다.
현재도 에프에스유는 유지되지만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앞서 언급한 두 사람은 과거의 일과 결별한 듯하다. 그리고 이전과 같은 폭력적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노매즈(Nomads), 섹션 에이치에잇(Section H8)과 몇 달 전 트리플 비 레코드(Triple B Records)에 풀렝스 앨범을 발매한 보스턴의 베리드 드림스(Buried Dreams) 같은 밴드들이 에프에스유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들은 하드코어 신에서도 인기가 있다. 하지만 하드코어 신 역사에 상당한 오점을 남기며 많은 사람이 하드코어에 등을 돌린 이유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음은 확실하다.
마이너 쓰렛의 곡 “Straight Edge”가 연주되고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이후에 스트레이트 엣지에 대한 철학과 무브먼트는 세분화했다. 레이스트레이터(Racetraitor)와 같이 반인종차별, 반식민주의에 관해 이야기하며 정치적인 태도를 보이는 밴드가 존재했으며, 90년대 말 코네티컷 주의 스트레이트 엣지들이 모여서 만든 온라인 하드코어 매거진 시스터후드(xsisterhoodx)는 페미니즘 성격이 강한 잡지로, 남성 독점적인 하드코어 신에서 여성들의 기회와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커뮤니티로 거듭났다. 펑크라는 반문화적인 서브컬처 안에서도 또 다른 반문화인 스트레이트 엣지는 펑크의 윤리적 성격을 보여주는 단면적인 예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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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ton Beatdown: See the World Through Our Eyes – Volume II 풀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