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Edge Day #2 – Message of the Bhagavat

초창기 유스크루 밴드들이 80년대 중반에 활동했을 때 레벌레이션 레코드(Revelation Records)를 중심으로 한 여러 밴드가 있었고, 그 중에는 워존(Warzone),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유스 오브 투데이(Youth of Today), 고릴라 비스킷(Gorilla Biscuits), 크리플드 유스(Crippled Youth), 체인 오브 스트렝스(Chain of Strength) 등이 대표적. 하드코어 펑크 밴드들은 생계와 별개로 밴드 활동을 했고 따라서 수입과는 다른 이유로 약 5년간의 활동을 하고 해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뉴욕의 유스 오브 투데이도 비슷한 케이스. 보컬인 레이 카포(Ray Cappo)는 1990년에 유스 오브 투데이의 활동을 접고 새로운 밴드 쉘터(Shelter)로 활동을 이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이는 기존의 음악 신(Scene)에 대한 탈피와 종교적인 접근으로 스트레이트 엣지(Straight Edge) 무브먼트를 진보시키기 위함이었다. 

서구권의 가톨릭 문화에 영향받아 하드코어 펑크 신에도 크리스천 밴드들이 일부 있었고, 2000년 전후로 해서 피겨 포(Figure Four), 세이빙 그레이스(Saving Grace), 데스 스타(xDeathstarx) 등의 밴드와 페이스다운 레코드(Facedown Records) 같은 레이블이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선 시기에 밴드 쉘터가 힌두교의 분파인 비슈누파에서 언급되는 크리슈나라는 인물의 가르침을 내세워 크리슈나코어(Krishnacore)라는 스타일로 밴드 활동을 시작했고 곧 하드코어 신에서는 무브먼트로 이어졌다. 실제로 크리슈나코어는 그 영향력이 대단하여 전 세계에 설법을 전파하는 운동인 하레 크리슈나를 목적으로 설립된 커뮤니티, 크리슈나 의식을 위한 국제 사회, 즉 이스콘(ISKCON, International Society for Krishna Consciousness)이라는 커뮤니티에 중요하게 다뤄질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하레 크리슈나에 동참한 유명 아티스트 중에는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 더 프리텐더스의 크리시 하인드(Chrissie Hynde), 래퍼 케이알에스 원(KRS-One)과 같은 인물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렇다면 당시 90년대 스트레이트 엣지들이 크리슈나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은 것인가. 쉘터의 네 번째 풀 렝스 앨범인 [Mantra]에 첫 번째 트랙 이름이 “Message Of The Bhagavat”인데 바가바트(Bhagavat)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힌두교, 브라만교에서는 바가밧, 불교에서는 세존, 여래 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거룩한 분’, ‘존귀한 분’과 같은 의미이다. 힌두교에서 가르침으로 삼고 중요하게 다루는 시집인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ita, भगवद् गीता)에는 전쟁으로 인간이 혼란을 겪자 비슈누 신이 크리슈나라는 인물로 가르침을 전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집착을 접어두고 얽매이지 않는 삶으로 자유를 누린다는 가르침이 그것인데 이를 스트레이트 엣지와 접목하여 90년대 여러 스트레이트 엣지 밴드가 활동했고 현재에도 밴드 혹은 개인이 요가, 명상 등 하레 크리슈나 활동을 하고 있다. 아래에 대표적인 세 가지 밴드에 관한 설명을 해놓았다. 


Cro-Mags

크리슈나코어가 나오기 이전에 하드코어 1세대 끝 무렵 결성되어 유일하게 크리슈나에 대한 의식을 앨범에 넣은 하드코어 밴드다. 스트레이트 엣지가 아니면서 폭력적으로 악명높았던 이야기와 달리 주축 멤버였던 존 조셉(John Joseph)과 할리 플래내건(Harley Flannagan)은 깊은 크리슈나 종교 생활을 해왔고 앨범에서도 긍정적인 메세지를 전달했다. 크로맥스(Cro-Mags)는 워싱턴 밴드였던 배드 브레인즈(Bad Brains)에 큰 영향을 받았다. 배드 브레인즈는 라스타파리안의 삶을 살고 있는 흑인으로 구성됐는데, 그들이 내세웠던 메시지인 PMA(Positive Mental Attitude)는 크로맥스의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주었고 이를 크리슈나를 통해 더욱 확고히 했던 것이다.

존 조셉은 현재 채식 요리와 철인 3종 경기와 같은 운동 선수로 유명해졌고 할리 플래내건은 주짓수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조셉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50이 넘은 나이에도 마라톤과 사이클을 거뜬히 해내고 런던의 한 유명 토크쇼 프로그램에 나와 기존의 출연자를 철인 3종 경기에 참여시키기 위해 트레이닝해 주는 인물로 나와 화제가 되었다. 또한 유명한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 내 음식 비디오 채널인 먼치스(Munchies)에도 출연해 직접 채식을 요리하는 영상을 찍기도 했다. 그는 채식과 체력 증진을 독려하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여러 매체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여담으로 최근에는 크로맥스의 중고 티셔츠가 비싼 값에 팔리기도 했는데 그들의 앨범 [Best Wishes]의 앨범 커버가 찍힌 89년도 셔츠가 800달러에 거래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관련 중고 티셔츠의 가격 또한 오르기도 했다.


Shelter

본격적으로 크리슈나코어의 시작을 알리게 된 쉘터는 상당히 오랜 시간 활동했다. 1991년에 결성하여 2010년 전후까지 활동하다가 2017년부터 ‘This is Hardcore’에서 공연하고 다시 본격적으로 밴드를 이어가고 있다. 이전 밴드였던 유스 오브 투데이와 달리 음악적 스타일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상당히 빠르고 스트레이트했던 기존의 유스크루 스타일과 다르게 멜로디컬한 사운드와 그루브한 보컬 라인이 돋보이는 곡을 많이 만들었다. 곡의 인트로에는 크리슈나 법문을 읊는 소리를 담기도 했다. 공연 이전에는 스테이지 앞 혹은 밖에서 향을 피우고 힌두교에서 사용하는 악기들을 연주하며 행진하는 퍼포먼스 또한 자주 선보였다. 쉘터는 메이저 밴드와 많이 계약한 유명 레이블 로드러너 레코드(Roadrunner Records)사에 소속된 적도 있다.

보컬인 레이 카포와 기타리스트 존 포첼리(John Porcelly)는 요가와 명상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레이는 7년 동안 인도에서 수행하며 미국으로 돌아와 요가, 명상과 같은 워크숍 및 강연을 해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올해 엣지 데이에는 레이와 포첼리가 주관하는 요가 워크숍이 예정되어 있다.


108

크리슈나코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밴드로 108이 쉘터와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된다. 불교에서 자주 언급되는 108 나한, 108배, 108 번뇌처럼 힌두교에서도 108은 중요하게 다뤄지는 숫자이다. 이들은 음악적 스타일로도 90년대를 대표하는 밴드로 언급되는데 메탈릭한 사운드가 가미된 밴드들이 90년대에 활동하였고 108 또한 그런 사운드를 구사하는 밴드였다. 현재에는 메탈릭 하드코어(Metallic Hardcore)가 평범하고 어느 정도 정형화되었지만 90년대에 처음 나올 때에 상당히 실험적인 멜로디가 대부분이었다.

보컬인 롭 피쉬(Rob Fish)는 인간의 진리를 탐구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라이브나 노래 가사에서 느껴지는 심오한 분위기는 덤. 108이 마지막으로 레이블 데스위시(Deathwish Inc.)에서 발매한 앨범 [18.61]에 대한 발매 소식을 전할 때 그의 성명서에는 크리슈나와 함께 인생을 여행했지만,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는 말로 고뇌하는 모습을 보이며 밴드를 잠시 떠났다. 이후 108이 완전히 해체한 후, 2016년에 다시 재결성했고 그해 ‘This is Hardcore Festival’의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인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 재결성 공연에서 여러 트리뷰트 보컬 중 롭이 등장해 약 2분 30초 동안 ‘블랙 리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에 관한 짧은 연설로 일부 인류 사회에서 보이는 무지한 단면을 꼬집어 상당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곧 선보일 스트레이트 엣지 데이 시리즈 마지막 회, 3편에서는 폭력적이고 네거티브한 성향을 드러낸 밴드와 그 움직임의 궤적을 좇을 예정이다.

National Edge Day #1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