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거의 노래 : Beautiful Disco – ‘Stones Throw’

5월의 주제 ‘라이브러리 뮤직(Library Music)’이 이상적인 여름을 위한 것이었다면, 8월은 여름을 직관적으로 떠올릴 법한 음악을 소개하고 싶었다. 지독한 장마를 지나며 입추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아직 온도계와 습도계만은 정직하게 여름을 향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여름이 직관적으로 떠오를 법한 음악, 바로 로파이(Lo-Fi) 힙합이다. 말랑한 멜로디 루프, BPM 80~90 사이 흐느적이는 리듬 라인이 특징인 로파이 힙합은 그 어떤 음악보다도 여름에 제격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찾아간 레코드 디거는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비트메이커 뷰티풀 디스코(Beautiful Disco). 그는 LA 비트 신을 위시하며, 또한 로파이 비트를 좇는 크루 ‘로파인더스(Lofinders)’의 일원으로 활약 중. 작년에는 한국, 일본, 대만의 비트 메이커 21명을 모은 컴필레이션[First Class Tape]을 기획, 발매를 주도하기도 했다.

로파이 음악을 좋아하고 또 직접 만드는 뷰티풀 디스코에게 로파이에 관한 주제를 부탁했다. 그러나 그는 LA 기반의 레이블, ‘스톤즈 스로우(Stones Throw)’로 주제를 좁히고 싶어 했다. 그 이유부터 하단에서 직접 확인하자.


이미지 출처: Stones Throw

직접 스톤즈 스로우로 주제를 좁혔다. 이유가 있나?

스톤즈 스로우 레이블의 팬이라 스톤즈 스로우 판이 특히 많았고 눈에 많이 띄었다. 비록 레이블이 지금은 얼터너티브로 치우치고 있지만, 한때는 제이 딜라(J Dilla)를 시작으로 로파이 비트메이커라면 누구나 영향을 받았을 법한 앨범을 많이 발매해서 주제를 스톤즈 스로우로 좁혔다.

스톤즈 스로우를 직접 소개한다면?

음.. 먼저 스톤즈 스로우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티스트가 제이 딜라와 매들립(Madlib). 그래서 사람들이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Scene)에서 최고의 레이블로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비트메이커, 힙합 뮤지션들에겐 꿈, 로망 같은 레이블일 것 같다. 나 역시도 스톤즈 스로우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스톤즈 스로우는 LA, 캘리포니아 기반의 레이블로 알고있다. 특유의 무드를 지닌 로파이 음악은 그들의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된 것일까?

캘리포니아 출신이 많긴 하다. 그러나 지역에 특정되지 않고, 언제나 열려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문에 의하면 그들과 함께 일하던 친구가 뮤지션이 되거나, 데모 테잎을 보내고 소속 아티스트가 되는 경우도 있다더라. 프로듀서 벡스 루핀(Vex Ruffin)이 스톤즈 스로우에 데모 테잎을 보내고 소속 아티스트가 된 경우로 기억한다.

이제 바이닐을 한 장씩 소개 부탁한다.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바이닐이 있는가?

날리지(Knxwledge)의 [Hud Dreems]. 날리지의 스톤즈 스로우 데뷔 앨범이다. 이른바 날리지 사운드라 일컬어지는 그의 대표적인 사운드가 가장 잘 담긴 앨범인 것 같다. 또한 트랙 리스트가 엄청 많고, 풍성하다.

[Hud Dreems]

올해도 앨범 [1988]을 공개하지 않았나? 나는 이 또한 즐겁게 감상했는데.

그 앨범은 내가 생각할 땐 90년대 R&B 샘플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았다. 반면 [Hud Dreems]는 그러한 샘플들과 라이브러리 음악 샘플도 포함한다. 프로듀서가 당시 어떤 음악을 디깅하고 있었나의 차이가 있다.

날리지는 스톤즈 스로우 데뷔 전, 올 시티 레코즈(All City Records)에서 두 장의 LP와 10인치 한 장을 공개한 것으로 안다. 올 시티에서 스톤즈 스로우로 넘어오던 과정에서 음악의 결이나 무드가 바뀌진 않았는지?

음악의 무드는 항상 같았다. 그러나 그의 음악적 위치가 바뀌었다. 올 시티 릴리즈 당시에는 최고의 비트메이커라는 이미지가 없었다. 반면 스톤즈 스로우에 소속되고 난 뒤, 캔드릭 라마(Kendrick Lamar), 앤더슨 팩(Anderson Paak) 등의 유수의 아티스트와 작업하는 모습을 보였다.

Knxwledge – “Demskreets.fekts”

기세등등해진 탓일까. 올해 LP의 콘셉트가 천재였다.

완벽히 콘셉트인 것 같다. 어디선가 찾아본 날리지 인터뷰에 따르면, 그가 최초로 구매한 드럼머신이 SP-303이라고 했다. 또 혹자에 따르면 괴짜 그 자체라고 한다. 이를 방증하는 것으로 싱글 “Do You”의 커버아트를 들 수 있다. 난 이 아저씨들이 당연히 그의 가족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유튜브 댓글에 사진의 주인이 직접 나타나 어떻게 자신의 가족사진을 구했냐고 물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BOSS’ SP- 303

다음으로 소개할 바이닐은?

다음은 마인디자인(MNDSGN)의 [Yawn Zen]. 이 역시 마인디자인의 스톤즈 스로우 데뷔작이다. 그전까지는 ‘리빙레코드(Leaving Records)’, ‘프레쉬 셀렉츠(Fresh Selects)’ 등에서 앨범을 릴리즈했다. 앨범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트랙은 “Camelblues”. 이는 그의 히트곡으로 ATCQ(A Tribe Called Quest), 일본의 뮤지션 토와 테이(Towa Tei)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샘플링했다.

[Yawn Zen]

샘플로 사용된 트랙은 그들이 어릴 적 듣던 음악과 취향이 많이 반영된 것일까?

마인디자인의 경우는 어릴 적 듣던 성가대의 가스펠과 소울을 많이 사용했다더라. 비트메이커들의 취향이 각자 다르다 보니 만들어지는 음악이 각양각색이다. 샘플링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MNDSGN – “Camelblues”

그렇다면 마인디자인과 같이 팝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영미권 나라의 아티스트가 아시아 뮤지션의 음악을 샘플로 사용하는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나?

아시아 트랙이 샘플로 사용된 트랙을 들으면 신기하다. 또한 샘플링 트랙을 파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재미를 느낄 때도 있다. 예로 제이 딜라 “Find Away”는 마인디자인 이전에 토와 테이를 샘플링했다. 그리고 샘플의 원곡 “Technova”는 보사노바계 전설, 주안 질베르투(João Gilberto)의 딸인 베벨 질베르투(Bebel Gilberto)가 직접 참여한 트랙이기도 하다. 이렇듯 샘플을 파다 보면 좋은 음악과 아티스트를 다양하고 많이 찾을 수 있다.

로파이 힙합을 앨범 단위로 들을 때 간혹 뚝 하고 끊어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마인디자인 앨범에서 역시 그러한 느낌을 받았는데.

날리지는 다 끊어버리는 스타일이지. 반면 마인디자인은 하나의 무드를 가지고 유기적으로 트랙을 잇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밴드캠프에만 공개하는 디지털 앨범에도 어떻게든 유기적으로 연결 짓고자 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다음 앨범 소개 부탁한다.

다음 앨범은 카리엠 리긴스(Karriem Riggins)의 [Together]. 원래 앨범은 [Alone Together]다. 그런데 나는 파란 앨범 하나만 사면 되는 줄 알고 [Together] 한 장만 구매했다. 그래서 아쉽게도 수록곡 중 반쯤만 바이닐로 들을 수 있고 나머지 반틈은 CD로 들을 수 있다.

[Together]

스톤즈 스로우 릴리즈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으로 제이 딜라의 [Donuts]를 카리엠 리긴스가 재해석한 게 아닌가 싶다. 트랙 수도 엄청 많아 풍성하다. 또한 앨범 크레딧엔 어떤 악기를 사용했는지에 관한 정보가 모두 기재되어 있다. 덕분에 카리엠 리긴스가 본 앨범을 제작할 당시를 상상할 수 있다. 또 듣기로는 드럼 세션으로 투어를 다니던 당시에 제작한 앨범이라 하더라. 앨범을 처음 들을 당시에 여행이란 테마에 꽂혀서 더욱 좋아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는데 라이센스 반은 김밥레코드가 라이센싱했더라. 그래서 예전에 케이크샵(CakeShop)에 카리엠 리긴스가 내한 왔을 때 김밥 사장님도 오신 걸 봤다.

Karriem Riggins – “J Dilla the Greatest”

다음 앨범을 소개 부탁한다.

보일러룸(Boiler Room)의 파운더였던 소피(Sofie)가 스톤즈 스로우와 계약을 맺고 진행한 컴필레이션 앨범 [Sofie’s SOS Tape]이다. 스톤즈 스로우 앨범 중 가장 멋있는 앨범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 당시엔 유명하지 않았던 뮤지션들, 이를테면 R&B 싱어 스티뮬레이터 존스(Stimulator Jones), 디제이 헤리슨(DJ Harrison) 등이 본 컴필레이션에서 발굴되어스톤즈 스로우와 정식 계약한 뒤 앨범을 공개하곤 했다. LA 비트 신 실력자를 모두 모은 듯한 앨범이다.

[Sofie’s SOS Tape]
Stimulator Jones – “Soon Never Comes”

또한 구스타보 이언디(Gustavo Eandi)의 아트워크도 멋있다. 구스타보는 스투시(Stüssy)와 협업한 경력도 있고, 매들립과도 작업을 자주 한다고 한다.

소피가 뮤지션을 어떻게 발굴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

알음알음 모두 알고 지내지 않았을까 싶다. 유명하지 않았다뿐이지. 디제이 헤리슨의 경우는 마인디자인의 보일러룸 거실 셋에 등장하기도 한다. 보일러룸 파운더, 큐레이터로 활약하며 그들을 만날 수 있었으리라 예상한다.

또 소피는 올해 첫 솔로 LP [Cult Survivor]를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그렇지 않아도 [Cult Survivor]를 가지고 있다.

[Cult Survivor]
Sofie – “Asleep”

[Cult Survivor] LP 릴리즈가 6월 26일이었다. 그리고 이를 수납장에 지니고 있는 것을 보니 소피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은데.

rm. 360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샀다. 존경할 만한 포지션에 서 있는 뮤지션이다 보니 애착이 갔다. 그는 이번에 큐레이터가 아닌 싱어송라이터로 프로듀싱과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다. [Sofie’s SOS Tape] 컴필레이션 제작 당시에는 마인디자인 등의 비트메이커와 어울리며 칠(Chill)하고, 내추럴한 이미지였던 반면, 이번 [Cult Survivor]는 그녀의 고향인 비엔나가 많이 연상되는 앨범이다. 얼터너티브한 느낌은 유럽 힙스터와 어울리던 환경이 묻어난 것 같다. 그래도 역시 로파이한 결은 지니고 있다. 원래 바이올린 전공이다 보니 음악을 잘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맞팔이기도 하다.

그럼 서로 DM이나 음악에 관한 코멘트 등을 주고받나?

전혀.

소피는 바이올린을 시작으로 음악을 배웠다고 했다. 그렇다면 뷰티풀디스코는 어떻게 음악을 시작했나?

음악을 배운 적은 없고, 그냥 혼자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려고 시작했다. 처음엔 칸예 웨스트(Kanye West)나 누자베스(Nujabes)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가볍게 시작했다. 그러다 제이 딜라(J Dilla)를 접했고, 그의 음악과 인터뷰를 읽어보며 방향을 틀었지. 제이 딜라를 알게 된 덕분에 스톤즈 스로우를 알게 됐고, 매들립과 다양한 비트메이커도 알게 됐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것으로 알고 있다. 로파이 힙합을 비롯한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교류하는 커뮤니티, 영감을 얻는 장소가 있었나?

로파이 음악에 영감을 얻을 만한 장소는 없었다. 그러나 멜로디스크라고 바이닐을 살 유일한 장소가 있긴 했다. 대구에서 샘플링을 할 당시에 샘플을 얻을 유일한 공간이 멜로디스크였다.

다음 앨범을 소개 부탁한다.

다음은 앤더슨 팩과 날리지의 그룹 노워리스(NxWorries)의 [Yes Lawd! (Remixes)]. 노워리스는 날리지가 유명해진 또 하나의 계기가 된 그룹이다. 이름 그래도 원작은 아니고 리믹스 앨범으로 원곡의 아카펠라를 이용한 리믹스 트랙이 수록된 독특한 형태의 앨범이다. 외부 비트메이커는 참여하지 않았고, 날리지가 다시 리믹스한 앨범. 개인적으로는 원작보다 더 로파이한 것이 날리지의 특유의 사운드가 조금 더 묻어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간에 인터루드 또한 새로 만들었다.

[Yes Lawd! (Remixes)]
NxWorries – “Best One (Remix)”

아까 소개된 [Hud Dreems]에도 날리지의 사운드를 이야기했다. 그의 음악적 특징은 뭐라고 생각하나?

보통의 음압보다 과하게 믹스된 컴프레싱, 평범하지 않은 리듬 패턴과 곳곳에 던져지는 불규칙한 아카펠라의 사용 등이 날리지의 특징이겠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앨범은?

마지막은 제이 딜라의 [Donuts]. 로파이 비트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앨범이자 스톤즈 스로우를 소개하는 데 빠져도 안 되는 앨범. 이 앨범 이후로 아류의 비트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앨범이다.

[Donuts]

재발매 또한 숱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박스 셋도 나왔고. 내가 가진 바이닐 또한 원판은 아니다.

[Donuts]에 애착이 생긴 이유는?

사실 처음 제이 딜라를 입문할 당시에는 귀에 잘 안 붙었다. 오히려 [The Shining]이 내 귀에 더욱 적합했다. 그러다 언제 한번 머릿속에 맴돌아서 다시 들었는데, 그때 이 앨범의 진가를 알았다. 그때부터 지금도 푹 빠져었다. 그리고 앨범에 담긴 이야기, 제이 딜라의 유작. 한 달 동안 병상에서 SP-303을 이용해 제작한 이야기는 본 앨범에 더욱 애착이 가도록 만든다.

머릿 속을 맴돈 트랙은 어떤 트랙인가?

“Waves”였던 거 같다. 어느 날 머릿속에 어떤 루프가 자꾸 도는데 분명 도넛 앨범의 곡이구나 싶었지만, 제목이 확실하지 않아서 첫 트랙부터 쭉 듣게 된 게 도넛에 빠지게 된 계기였다.

J Dilla – “Waves”

마지막으로 로파이 뮤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고 하이파이, 고음질을 쫓는 시대에서 스톤즈 스로우는 로파이를 고집하다가 결국 2010년대 레트로 리바이벌과 함께 로우파이의 거대한 축으로 서게 되었다. 로파이 비트메이커로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스톤즈 스로우는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성공한 케이스인 것 같다. 아마 유튜브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유튜브를 통해 로파이 음악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톤즈 스로우에도 관심이 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날리지의 등장도 한몫했다. 2010년대 초중반, ‘브레인피더(Brainfeeder)’가 잘 나갈 당시엔 스톤즈 스로우가 암흑기였다고 생각하는데, 스톤즈 스로우가 다시 대세로 부상한 것은 날리지의 데뷔작이 등장했던 시기였으니.

유튜브에 힘입어 선한 영향을 받은 한편으로, 현재까지도 유튜브 등에서 단순 배경음악으로 소비되고 있는 현상에는 불만이 없나?

난 ’24/7′ 등의 로파이 힙합 채널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비트메이커, 아티스트는 기술과 무드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은 무조건 감미로운 감성만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로파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비트 메이킹을 접한 사람들 역시 오로지 감성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드럼, 그루브는 엉망이고 오로지 아름답고 듣기 좋은 샘플을 찾는 데 혈안이 되어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스탠스 역시 얄팍한 감성 비트메이커가 되어있는 것 같다. 음악과 디깅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나. 반면 스톤즈 스로우의 음악은 이와 분명 다른 결이 있다. 말랑말랑하게 느껴지다가도 더 복잡한 느낌? 그래서 많은 사람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또 루프나 샘플 기반 아티스트의 창작이 쉽다는 이야기가 항간에 돌기도 했다. 특히 과거 베이퍼웨이브가 텀블러, 유튜브, 레딧 등의 커뮤니티를 한 차례 휩쓸고 난 뒤에 더더욱. 혹자는 존 오스왈드(John Oswald), KLF를 비롯하여 디제이 쉐도우(DJ Shadow) 등의 사운드 콜라주, 구체음악 아티스트까지 굳이 언급하며 통샘플링과 비교하던데 비트메이커로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통샘플링 역시 존중받아 마땅하다. 사람들은 샘플을 따서 구간 루프한 것에만 집중한다. 그런데 그 속에는 다른 노력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존재한다. 비트메이커는 샘플을 위해 바이닐을 뒤적였고, 앨범을 꾸준히 들으며 루프 구간을 완벽히 이해했을 것. 따지고 보면 누자베스 역시 통샘플이다. 그러나 그 역시 샘플 구간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해당 구간에 드럼을 첨가해 질감을 입혔을 것이다. 그러한 수고 덕분에 아주 예쁜 드럼이 탄생하지 않았나. 혹자들은 그런 비트메이커들의 노력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거지.

그리고 샘플링으로 재탄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아마 많이 듣지도 않았을 음악이 대부분이다. 되려 샘플링 덕분에 다시 회자하는 선순환을 이뤘다. 꿀벌이 꽃에 꿀만 가져가지 않고 꽃가루도 함께 가지고 가는 것처럼 말이다.

시티팝의 부활 역시 퓨처 훵크의 덕이 컸다. 그런 논란은 디지털로 음악을 제작하는 현시대에 더욱더 가속화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시대에는 음악이 파형으로 형상화되기 때문에 컷 앤 페이스트가 비교적 쉽다고 느끼는 것 같아서.

맞다. 그러나 대부분 직접 샘플을 채취하고 MPC(Music Production Center) 혹은 샘플러를 두들기며 만든다.

Beautiful Disco 인스타그램 계정
Stones Throw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에디터 │ 황선웅
포토그래퍼 │김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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