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Funny x Bojvck의 합작 앨범 [Horse to Horse] 발매

디제이 퍼니(DJ Funny)를 주축으로 서울 디제이들이 함께 견인하는 레코드레이블 삼보레코드(Sambo Records)가 8월 7일, 앨범 [Horse to Horse]를 발매했다. 이번 발매작은 말띠의 띠동갑 두 명인 디제이 퍼니와 보잭(Bojvck)이 각각 한 면을 맡아 바이닐로 제작, 단순히 말띠라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세대를 가로질러 각자 독창적인 음악적 색채를 LP의 한 면에 담아내 흥미로운 조화를 이룬다.

평소 삼보레코드의 바이닐 제작과 프로모션 형태에 흥미를 느낀 필자는 그들의 음악을 직접 확인하고자 다이브를 방문해 퍼니와 보잭을 만났다. 앨범 [Horse to Horse]의 제작 계기부터 삼보는 왜 바이닐 발매를 고집하는지, 02년생 보잭은 자신의 첫 바이닐 레코드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등의 질문을 준비하여 그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하는 그들의 답변이다.


띠동갑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

DJ Funny(이하 F): VISLA FM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다. 그때 당시 프로그램 스케줄이 시나힐과 나, 그리고 내 바로 뒤에 보잭이었지. 그때 당시만 해도 아무런 일면식이 없었다. 하지만 둘 다 친애하는 시나힐의 소개로 하드웨어 샘플러, 시카고/디트로이트 사운드 등 서로 공통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Horse to Horse]를 직접 소개하자면?

F: “말띠, 띠동갑 두 명이 말처럼 빠른 템포의 댄스음악을 만들어보자”라는 이야기로 시작됐다. 앨범의 각 사이드에 각자 음악이 들어있는 형태의 협업 앨범이랄까. 비록 같이 만든 트랙은 없지만, 전체를 다 들어보면 통하는 지점이 있다고 본다.

Bojvck(이하 B): 한 서울에서 활동하지만, 서로 다른 공간에서 주로 플레이하며, 서로 다른 시대에 자라온 두 명이지만 관심사는 같을 수 있다. 빠른 템포의 댄스 음악들. 풋워크, 주크, 게토테크, 브레이크비트 하드코어까지. 비슷하면서도 애매한 간극을 이 앨범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세대 차이를 느끼는지? 느낀다면 어떤 부분에서?

F: 대화를 잘하지는 않고 악기나 거리문화에 관해서만 정보 공유를 한다. 깊이 얘기해 보면 세대 차이를 느끼겠지만 어느 정도 공간과 거리감을 두고 있기에 오히려 서로를 더 이해하고 더 끈끈하게 만드는 것 같다. 때문에 우리는 철저히 상업적인 관계이다.

B: 세대 차이는 나에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이게 문화의 좋은 점 아닌가. 그리 친하지 않아도, 나이가 차이가 나도 상관없다. 문화를 사랑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또래만큼 통하는 게 많다. 그리고 퍼니가 말한 것도 맞다. 라디오스타 같은 관계가 오히려 강력할 때가 많다.

세대를 가로지르는 요소는 음악적으로 어떻게 녹아있는가?

F: 나는 클래식한 MPC 1000, Groove Box를 사용해 제작하였고 보잭은 새로 나온 폴리엔드 트래커(Polyend Tracker)와 같은 악기들로 제작하여서 질감이나 그루브감이 확연하게 다르다. 듣고 자란 음악, 보고자란 아티스트 세대가 달라서 그런지 중년과 미소년이 대립하는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두 음악의 결은 얼추 비슷하다. 사서 들어보면 알 수 있다!

B: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B 사이드에 있는 곡인 “Tiny Riddle Bowl”은 핸드폰으로 작업했다. 이게 큰 차이인 거 같다. 물론 믹싱 같은 경우는 에이블톤에서 진행했지만 거의 모든 작업을 핸드폰을 통해 끝냈다. MPC 비트메이킹과 아이폰 비트메이킹. 이보다 세대를 가로지를 순 없다.

삼보레코드의 음악은 오직 바이닐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발매를 고집하는 이유는?

F: 많은 이유가 있는데, 우선은 내가 바이닐을 좋아하기도 하고, 베뉴에서 직접 플레이하려고 바이닐로 만든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는 핸드폰으로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지만, 직접 레코드숍으로 찾아가서 음악을 접할 수도 있다는 경험도 알려주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미술품 가격이나 관람료, 물가 등은 올라가는데 음악 가격만 제자리걸음 같아서 어느 정도 가격을 받고 팔고 싶은 생각이다. 음악을 만드는데는 큰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는 데 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숍에서 청음은 자유롭게 가능하다.

꽤 오래 전의 이야기지만, 바이닐 레코드의 수요가 늘어나고 프레스 공장들도 매우 바빠지며 인디펜던트 레이블들의 피해가 있다고 들었다. 바이닐 발매가 잦은 삼보레코드는 바이닐을 제작하며 어려움을 겪진 않았나?

F: 레코드 스토어 데이가 겹쳤을 때는 수량이 적은 음반의 생산 순서가 뒤로 밀린다고 들었지만, 직접 경험하진 못했는데, 다만 이번에 딜레이되는 것을 실제로 겪어봤다. 너무 늦어져서 이메일로 담당자와 많이 싸웠다. 그 덕분에 더욱 돈독해지기도 했고. 다음에 유럽을 방문하면 삼보의 프레싱 담당자와 만나서 술이나 한잔하고 싶다.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한국말 가사가 많이 들어간 [Bibim]의 테스트 프레싱이 북한으로 보내졌던 사건. 아직 유럽에서는 한국과 북한의 영어 표기를 구별 못하는 거 같더라. 북한 언더그라운드 클럽에서 플레이 됐으면 한다.

발매 때마다 다이브와 함께하고 있다. 꾸준히 함께하는 이유?

F: 내가 좋아하는 레코드숍이기도 하고, 결이 비슷한 레코드를 취급한다는 점에서 함께하고 있다. 사실 삼보는 레코드 발매 때마다 전국 지방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현장 판매도 하고 작은 파티도 연다. 다이브뿐만이 아니라 한국과 꾸준히 하는 중이지. 대다수 레이블 기본 방식은 월드 릴리즈를 먼저 하고 소량만 한국에 받아서 판매하는 건데 우리는 정반대로 한다.


Editor │황선웅
Photographer |전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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