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의 작은 지구, Daisuke Samejima의 ‘Flat ball’

거대한 푸른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직경 12,742km라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구(球)에서 마주하는 세상은 둥글기보단 평평하다. 각진 교차로, 그 옆에 선 고층 빌딩, 그 안에 달린 창문. 모두 네모나다. 지구 평면설을 지지해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을 때, 고작 손바닥만 한 구로 우리에게 세상의 둥긂을 되새기는 작가가 있다.

일본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 다이스케 사메지마(Daisuke Samejima)는 주로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일본 교외의 풍경을 그린다. 그런데 독특한 것은 그림을 어디에 그렸느냐다. 그는 하얀 구 위에 풍경화를 그린다. ‘Flat Ball’ 연작을 그려온 지도 벌써 20년째.

그의 작품을 온전히 감상하는 방법은 구를 손으로 이리저리 돌리거나 그 주변을 걷는 것. 섬세한 작업 덕에 잔뜩 휘어 보이는 부분도 시선의 중심부로 가져오면 올곧아 보인다. 사실주의 화풍과 동그란 구의 조합은 마치 6.5mm 어안렌즈를 길거리에 가져다 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어쩐지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뿐’일 때, 마음도 네모나질 때, 세상이 평평해서 벼랑 끝으로 가는 것만 같을 때, 사메지마의 작품을 봐도 좋겠다. 가장 근시의 세상부터 둥글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하단 링크를 통해 그의 장난기 넘치는 작업 과정부터 완성된 작품을 감상해 보자.

Daisuke Samejima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Daisuke Samejima 공식 웹사이트


이미지 출처 |  HIR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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