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때 아닌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흑인 인권 문제가 대두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중국 우한에서부터 전 세계로 뻗친 코로나 바이러스는 동양인이 이전보다 심한 차별적 대우를 받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사회적 영향 아래 사람들은 좀처럼 중식당과 차이나타운으로 발길을 옮기지 않게 되었는데, 이에 맞서 토론토 차이나 타운에서 자원봉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지역 사회의 주민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 중국계 캐나다인 요리사 클라렌스 콴(Clarence Kwan)이 ‘BLM’운동을 지지함과 동시에 자국 내 식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자아실현을 불러일으키려는 취지로 진(Zine) ‘Chinese Protest Recipes’를 제작했다.
4대째 중식당을 운영하며 질 좋은 재료로 요리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자란 콴은 중국식 BBQ 프랜차이즈에서 파트타이머로 근무하며 중국 요리에 자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백인 우월주의와 코로나 사태로 말미암은 수많은 차별 문제를 접하면서 끝내 그는 자신이 익히 잘 알고 있는 식문화를 알리는 진을 제작해 백인이 아닌 문화를 억압하려는 인종 차별적 사고에 저항하기로 한다. 진에 저술한 조리법은 정량과 지침에 따른 단계별 요리법이 아니며, 구전으로 얻은 짧은 설명과 조언으로 각 요리의 개념을 파악하게끔 되어있다. 그 내용과 취지는 맹목적으로 정해진 요리법을 취득하기보단 직관적으로 터득하길 권한다고. 그는 사이트를 통해 디지털 버전의 PDF파일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유색인종의 차별에 맞서는 그의 단체에 관심과 지원을 얻기를 희망한다. 아래는 032C에 기록된 그의 인터뷰 중 일부이다.
032C: 진에 포함된 레시피 중 중국 역사에서 저항의 의미를 담고있는 것이 있습니까?
나는 중국에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이 요리법이 특별히 ‘저항적’이라곤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서구 사회에서 백인 우월주의의 영향권 아래 자란 중국인으로서 모든 중국 음식은 본질적으로 저항 음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BIPOC(Black, Indigenous and people of colorㅡ백인이 아닌 모든 인종)의 요리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음식은 조롱을 받고 모욕을 당하고 말 그대로 차별받는다. 나는 중국음식이 세계에서 가장 기품 있는 요리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약 170년 동안 북미에 존재해왔음에도 백인 사회에서는 여전히 하대 받고 있다. 나는 당신의 유산에서 탄생한 음식을 과감하고 뻔뻔스럽게 먹는 것이 하루에 세 번 참여할 수 있는 저항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백인 우월주의가 유색인종의 식습관을 바꾸도록 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 자랑스럽게 생각해라. 어렸을 때 나는 토종 음식이 부끄러웠지만 어느새 다시는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매일 백인들이 우리를 엿 먹이고 싶어 하는 만큼 우리네 음식을 먹는다.
Clarence Kw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