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의 진 도서관 #3 ··· 12/28

진(Zine)이라고 불리는 ‘DIY’ 출판물은 개인 또는 소규모 공동체가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조직하는 방법으로 활용되어 왔다. 가끔 그 목적은 개인의 기록에 있고, 타인과의 네트워킹에 있으며, 가볍고 빠르게 어떤 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로도 활용된다. 이처럼 개인과 집단에게 열린 가능성을 제공하는 진은 가공의 스포츠, 퀴디치의 공처럼 눈에 잘 띄지 않고 무질서하게 부유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 궤적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가상의 진 도서관을 배경으로 하는 ‘바벨의 진 도서관’은 총 28팀(29인)이 기증한 진들을 통해 새로운 독자와 진을, 그리고 진과 진 사이를, 또는 진의 이러한 특징을 애호하는 이들을 연결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도서관은 남은 5회에 걸쳐 찾아올 예정이다.

*답변은 23년 10~12월 사이에 취합되었습니다. 답변자의 답변은 원문 그대로 표기했습니다.


임재호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임재호, 드래곤힐 프린트샵 운영자

진 제작자 / 수집가인가?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아끼는 진, 또는 주변과 주고받은 진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BIKINI KILL #2 Girl Power’. 내가 가진 진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YAKUZA GLASSES, 일본의 야쿠자들 특유의 안경미학을 탐구하고 컬렉팅 했던 자료들을 정리해 콜라주 했다.

소개한 진이 제작된 배경을 알고 있나?

1991년도에 첫 발행되었으며 밴드 ‘bikini Kill’의 멤버(주로 Kathleen Hanna)가 제작한 두 번째 ‘bikini kill zine’. 이제는 고전적인 ‘Riot Grrrl Manifesto’가 게재되어 있다.

소개한 진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나에게 ‘bikini Kill zine’은 나와 가장 가까운 세대가 문화, 예술, 정치적 플랫폼으로 진을 활용한 마지막 증거처럼 여겨졌다. 무엇보다 재미있기도 하고 지루하지 않다. 도전적이고 공격적이면서도 어딘지 밝고 생기가 있다. 요즈음은 접하기 어려운 에너지가 가득히 차있는 작은 책. 너무나도 소중하다.

주변과 진을 나눠 본 경험이 있나?

당신이 아는 진 제작자 또는 진 애호가를 한 명 이상 소개해달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전 세계 비영리 진라이브러리의 모든 이들.

진과 진이 아닌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복사기를 통해 복제되는 소수의 관심을 끄는 자체 출판 고유 저작물을 포괄하지만 기술과 시대로 인해 그 의미가 더욱이 확장된 지금에서는 그저 창작자의 의도에 달려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태 진의 매력이라고 알려져 온 것들은 배제하고 다시 새롭게 생각해 볼 때, 당신이 생각하는 진의 매력은 무엇인가?

특유의 윤곽이 흐릿한 그 진이라는 개념은 큰 매력임과 동시에 진 문화가 방향 없이 헤매게 된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서 재미있는 거겠지라고 생각한다.

진 문화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써달라.

30년대의 sci-fi 그룹과 70년대의 펑크신을 지나 90년대 riot grrrl 무브먼트와 같은 카운터 컬처 커뮤니티 내 소통의 중심이었던 진, 지금에 와서는 개성 있는 소비품, 자기 홍보를 위한 카탈로그 따위의 취급이다. 불편한 사실이지만 지금의 진 소비자, 생산자들이 무엇을 중심으로 사고하는지를 판단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차이점이라고도 생각하고 있다. 반면, 진 문화의 뿌리가 깊이 뻗어있는 미국과 유럽일부에서는 온라인활동을 배제하고 여전히 오래된 방식으로 진을 생산하며 배포 판매하고 소통한다. 나는 그런 것들이 좋다. 이곳에서도 소수의 몇몇이 그러한 활동을 시작하고 해 나아가고 있다. 직접 자신의 손을 움직여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종이를 잘라 붙이고 크게 돌아가는 오래된 복사기의 소리를 들으며 지금에 와서는 조금 불편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아가는 즐거움을 더욱 많은 이들이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이애나랩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노들야학 진수업 : 노들장애인야학은 교육 기회에서 배제된 중증 지체장애 학생, 발달장애인 학생 70여 명이 밤, 낮으로 공부하는 교육공간이다. 2~30년 가까이 거주시설이나 집 안에서만 살았던 중증장애인이 세상과 만나는 중간다리의 역할을 한다. 노들장애인야학에는 많은 수업이 있는데, 그중 진수업은 중증장애인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하나로 진행된다. 매주 목요일 진수업 참여자들은 세상과 자신을 연결하기 위한 진(zine)을 만든다. 진은 개인이나 작은 그룹이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기획부터 집필, 편집, 인쇄, 유통의 전 과정을 스스로 하는 인쇄물을 말한다. 그러나 이 시간에는 각자의 속도와 그날의 기분에 따라 자유롭게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을 진으로 본다. 종이로 진을 만들어 서로 교환하는 사람들도 있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거나, 박수를 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가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함께 있는다.

진 제작자 / 수집가인가?  

네!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아끼는 진, 또는 주변과 주고받은 진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이승미 – 무제(2018), 박성숙 – 머리에 쓸 수 있는 종이봉투 진(2023), 최재형 – 월화수목금토일(2019), 박소민 – 도깨비(2019), 신현상 – 동물들(2019) 등이 있다. 진수업에서 창작한 모든 진이 소중하고 또 아름답지만, 그중에 기억나는 것은 서로 주고받은 편지 형식의 진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만들었던 진, 하나밖에 없는 진들이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다.

소개한 진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볼 때마다 새로운 충격. 자유로움.

주변과 진을 나눠 본 경험이 있나?

네! 자주 합니다.

당신이 아는 진 제작자 또는 진 애호가를 한 명 이상 소개해달라.

우에타 지로(UETA JIRO). 인포숍카페별꼴의 운영자 중 한 명으로 최근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미래진’을 공개했다. @jiro_ueta

진과 진이 아닌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진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자기표현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독립출판물과 분명히 구분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여태 진의 매력이라고 알려져 온 것들은 배제하고 다시 새롭게 생각해 볼 때, 당신이 생각하는 진의 매력은 무엇인가?

저희가 생각하는 진은 소수적인 미디어입니다. 소수자로서 자기를 표현하고 전달하는데 꽤 탁월한 매체예요. 그래서 만드는 방식 또한 굉장히 마이너한 것들이 많죠. 진의 역사와 함께 인쇄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방식들이 많아요. 노들야학 진수업에서도 프린트 고꼬나 실크 스크린, 가리방 등 컴퓨터가 발명되기 이전의 인쇄 방식을 좋아해서 자주 시도했었어요.

진 문화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써달라.

한국에서 진은 두 가지 흐름 안에서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아트북이나 독립출판의 한 가지로서, 또 하나는 사회운동의 맥락 안에서죠. 노들야학 진수업은 그 두 가지 흐름 사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오늘의 아나키즘’이라는 진을 더북소사이어티에 입고하며 소개했던 사람들이 만들었어요. 벌써 오래전 일이라 지금의 진문화는 또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 저희도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저희 주변에 아트북과 투쟁 사이의 급진적인 자기표현 양식으로서의 진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주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김용식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용식 / 28살 / 직장인

진 제작자 / 수집가인가?

수집가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아끼는 진, 또는 주변과 주고받은 진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효도앤베이스 대담집 BY 유진정 내 말이 맞아

소개한 진이 제작된 배경을 알고 있나?

올해 효도 앤 베이스 2집 발매 쇼케이스에서 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진가 정유진 님이 제작하셨고, 저는 쇼케이스 공연은 가지 못해 효도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하였습니다.

소개한 진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내용과 구성이 재밌습니다. 효도 앤 베이스의 행보와 음악에 깊이 공감하고 있던 차라 진이 나왔다고 했을 때 꼭 갖고 싶었습니다.

주변과 진을 나눠 본 경험이 있나?

여행 선물로 주고받은 적은 있습니다.

당신이 아는 진 제작자 또는 진 애호가를 한 명 이상 소개해달라.

제가 정말 좋아하는 또 다른 진 ‘Street sex Oral Skating’을 발간한 양성준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진 또한 소개하고 싶습니다.

진과 진이 아닌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본전 생각 하면서 만들었는가, 안 하고 만들었는가…?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써주세요.

한국에는 아직 진에 돈을 쓰는 문화가 없는 것 같아서… 편집샵에서도 진 코너만 한산하고 맨날 보던 것들이 안 팔려서 그대로 있으면 좀 그렇더라고요. 재밌는 거 해보고 싶은 사람은 일단 뭐든 만들고 나 돈 좀 번다하면 좀 사주고 그래야 돈이 계속 안에서 돌지 않겠습니까…. 파이팅!


이병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현재 ‘신도시’와 ‘미도파’를 운영하고 있으며 ‘꽃땅’이라는 공간과 콜렉티브 ‘파트타임스위트’의 파운더이자 멤버였다. 미술가, 디자이너이며 음악도 종종 만들고 있다.

진 제작자 / 수집가인가?

제작자이며 멋진 진을 만나면 사 모으곤 한다.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아끼는 진, 또는 주변과 주고 받은 진이 어떤 것인지 소개해달라. 

수년 전만 해도 주변에 진을 만들거나 셀프/스몰 퍼블리싱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주고받기도 하고 구입도 많이 했다. 아무래도 그 당시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의 진이나 출판물에 애착이 있다. 유병서 출판사/테넌트 북스(TENANT BOOKS)/AC 퍼블리싱 등에서 만들었던 진이 기억에 남고 현재도 인상적인 작업들이라고 생각한다. 단기간이지만 재미있고 많은 작업물들을 내놓아서 하나를 꼽기는 어려워도 ‘테넌트 북스’의 ‘들어있던 필름’ 시리즈와 ‘유병서 출판사’의 고대건/유병서/이윤호의 사진집 ‘고유리’ 그리고 윤사비/여다함/프레데릭 미숑이 함께한 ‘AC 퍼블리싱’의 ‘TIMBER!’를 좋아한다.

소개한 진이 제작된 배경을 알고 있나?

2011년, 감동환, 고대건, 유병서는 동묘의 한 재활용 전기제품 가게의 지하에서 1,500대가량의 35mm 포인트&슛 카메라를 발견, 구입하였다. 그들은 카메라 안에 들어있던 필름들을 모두 꺼내 현상하고 스캔하여 ‘들어있던 필름’ 이미지 아카이브를 만들었다. 2014년 , 감동환, 고대건, 노다예는 ‘들어있던 필름’ 이미지 아카이브를 진 형식으로 출판하기 위해 테넌트 북스를 시작했다. 당시 만들어진 진들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niversal Studio Japan)/에어쇼(Air Show)/ 갈즈(Gals)/바움슐레(Baumschule) 등이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은 테넌트 북스가 만든 첫 번째 책인 동시에 ‘들어있던 필름’의 첫 번째 책이었다. 당시 멤버들은 초상권 사용에 대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였고 고심 끝에 그들은 빛의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효과를 내는 실버모노크롬 인쇄방식을 선택했다(이로 인해 스캔이 잘 되지 않았다). 진에는 어느 소녀가 일본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기록이 담겨있는, 한 롤의 필름 안에 들어있던 사진들을 사용하여 만들었다.

소개한 진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진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 설명 없이 처음 책을 봤을 때 기존의 사진 집이나 진과는 다른 묘한 분위기와 매력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배경을 알고 나서는 또 다른 관점에서 진을 다시 보게 되었다. 기존의 진 들은 만드는 사람의 개성과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거칠지만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반면, 이 진은 만든 사람의 목적도, 사진을 찍은 사람도,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른 채 드러나지 않는 모호함과 불분명함 그리고 익명의 누군가와 어떤 사건의 발단이 진의 주체가 되는 점이 흥미로웠다.

본인이 제작한 진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콜렉티브 ‘파트타임스위트’에서 만들었던 인쇄물/음반 작업들과 ‘신도시프로덕션’에 만들었던 다양한 진이 있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진은 ‘신도시 프로덕션’의 ‘문신집’ 시리즈로, 스스로 내지는 타인으로부터 새겨진 온몸의 문신들을 가진 인물들의 몸을 하나, 하나 스캔하여 책으로 만드는 진 프로젝트이다. 퍼포머이자 책이기도 한 그들은 신도시가 가지고 있는 리소 프린트에 올라타 몸 여기저기 부위의 문신을 스캔하고 바로 현장에서 인쇄된 후 책으로 만들어졌다. 스캔되어 인쇄된 페이지 옆에는 몸을 스캔할 때마다 취해지는 그들의 일종의 퍼포먼스 같은 동작들을 사진으로 찍고, 짝을 맞추어 배치되어 제본되었다. 현재까지 5개의 시리즈가 나왔고 민성식 1,2/김지환/Npima/유기농맥주가 참여하였다.

주변과 진을 나눠 본 경험이 있나?

신도시를 방문하는 아티스트나 관심 있어하는 분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종종 해외 북 페어에 나가곤 하는데 그곳에서 서로의 진을 교환하기도 한다. 신도시의 아이덴티티를 소개하기에 우리가 만든 진은 가장 적절한 포맷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아는 진 제작자 또는 진 애호가를 한 명 이상 소개해달라. 

감동환. 앞서 소개한 테넌트북스의 감동환은 암스테르담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는 작가이자 출판사 공동운영자이다. 2020년 테넌트북스가 해체된 후 감동환은 암스테르담을 거점으로 김서경, 데렉 하트필드와 함께 ‘Derek Hartifeld’라는 출판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Derek Hartfield는 주변 친구들의 작업을 출판하며, 결과물은 주로 진 과 티셔츠이다. 오랫동안 감동환은 자신의 작업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 전시장이라는 공간보다 책이라는 공간을 이용해 왔다. 최근 그는 미생물과 포자를 이용해 작업을 발효시키고 그 결과를 관객들과 먹어 나누는 일을 한다. -데렉 하트필드는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감동환, 김서경, 데렉 하트필드가 운영하는 출판사다. 주로 친구들의 작업을 진의 형식으로 출판한다. 또한 자체적으로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 길거리에서 본 낙서, 이민자가 운영하는 빵집이나 네일숍, 과일가게 로고로 티셔츠를 만들거나 심야스낵바 메뉴판 사진으로 엽서를 만든다.

진과 진이 아닌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일종의 단편적 해프닝(사건)이나 순간적 제스처 같은 발간물들을 넓은 의미의 진이라고 생각한다. 딱히 디자인, 인쇄방식, 제본 방식등 외형적 조건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신도시는 인쇄부터 제본까지 직접 전 과정을 손으로 만들고 있지만 그것은 신도시의 아이덴티티와 그러한 작업 방식이 어울리기 때문에 택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면에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진의 또 다른 조건은 일반적인 책이라는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만드는 이의 태도가 진의 형식과 내용이 되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태 진의 매력이라고 알려져 온 것들은 배제하고 다시 새롭게 생각해 볼 때, 당신이 생각하는 진의 매력은 무엇인가?

위의 답변과 같이 내가 생각하는 진의 조건들처럼 (단편적 해프닝(사건)이나 순간적 제스처 같은 점, 만드는 이의 태도가 진의 형식과 내용이 되는 점) 진은 지금, 여기, 우리를 보여줄 수 있는, 어쩌면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요즘 우리가 이미지를 보고, 텍스트를 읽는 통로는 거의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 SNS등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러한 것들은 SNS의 인터페이스, 알고리즘의 형식에 갇혀 이루어진다. 이는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의 한계를 가져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과 같은 인쇄물이 아니어도 다양한 목적의 내용과 형식을 가지고 있는(진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재미있는 웹사이트들이 만들어지는 시기가 있었는데, 현재는 진과 마찬가지로 거대 SNS에 통합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거대 담론과 방향성이 아닌 ‘그 외’의 흐름과 태도를, 보다 피지컬 하고 아날로그 하게 보여줄 수 있는 진의 매력과 가능성이 더 대두되어야 생각한다.

진 문화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써달라. 

열정적인 진의 제작자/수집가는 아니지만 여전히 ‘그 외’의 것들을 보고 만들고 싶다. 분명히 많은 분들이 그러할 거라 희망하고, 기대한다.


Editor | Jieun Han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