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대표작 ‘누더기의 비너스’가 방화로 소실됐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Michelangelo Pistolrtto)의 ‘누더기의 비너스(Venus of the Rags)’가 방화로 소실됐다. 지난 12일 새벽녘 한 30대 노숙자 남성이 나폴리 중앙 광장에 놓여있던 조각품에 불을 지른 것.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소비주의를 비판하는 ‘누더기의 비너스’가 노숙자에 의해 한 줌 재로 변한 것이다.

피스톨레토는 이 사건에 대해 “파괴 동기는 무수히 있을 수 있다. 세상은 불길에 휩싸이고 있다. 전쟁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비너스를 불태운 자일 것”이라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는 이탈리아 아방가르드 운동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 가난한 예술)’의 창시자로, 버려진 일상의 재료를 사용하여 비천한 모든 것들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 예술가다. ‘누더기의 비너스’는 ‘아르테 포베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20세기의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다. 전통적 아름다움의 상징인 비너스 앞에 헌 옷 더미를 놓음으로써 오브제 간 대비를 극대화시켜 소비주의의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약 7미터 높이의 ‘누더기의 비너스’는 방화로 인하여 폴리우레탄 조각과 누더기 더미가 녹아 금속 프레임만 덩그러니 담아있다. 나폴리의 시장은 모금 행사를 통해 작품을 재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 │CNN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