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주년을 맞이한 베를린의 대표적 음식, ‘Currywurst’

1949년 9월 4일, 2차 세계대전 이후 한창 재건 중이던 도시 베를린. 한 스낵 가판대에서 새로운 간식이 등장했다. 소시지, 커리, 케첩이라는 단순한 조합의 ‘Spezial Curry Bratwurst(특별한 커리 브랏부어스트)’가 처음으로 팔리기 시작한 것. 보통 감자튀김 등을 곁들여 먹는 이 간식은 이후 ‘커리부어스트’라는 이름으로 매년 8억 개 이상이 팔리며 박물관까지 세워지는 영광의 주인공이 된다.

이 스낵 가판대의 주인 ‘헤르타 호이워(Herta Heuwer)’는 당시 서베를린에 있던 영국 군인들과 물물교환을 하며 커리 가루를 얻었다. 전쟁 뒤에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생산되던 저품질의 소세지 맛을 가리기에 커리 가루는 마침 훌륭한 재료였다. 그녀는 커리와 케첩, 우스터 소스 등을 섞어 자신만의 소스를 개발했는데 그 특제 소스의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갔다고.

폐허가 된 도시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준 커리부어스트는 이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즐기는 베를린의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구글은 2013년에 헤르타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로고를 만들었으며, 베를린 조폐국은 2019년에 커리부어스트의 70주년 기념주화를 발행했다. 심지어 2009년에는 베를린 미테(Mitte) 지역에 커리부어스트 박물관이 세워졌으나 2018년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맥주 안주로도 안성맞춤인 커리부어스트는 집에서 간단히 요리할 수 있으며 독일식 레스토랑 및 일반 호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9월에는 따끈, 짭짤, 매콤, 새콤한 커리부어스트를 한번 맛보는 것은 어떨까. “Curry Up!”[1]


이미지 출처 | Adam Berry, Stringer/Getty, Staatliche Munze Berlin/PA, Google, Deutsches Currywurst Museum

[1] 커리부어스트 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었던 버츄얼 커리부어스트 만들기 게임의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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