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테크노 신,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지난 13일, 베를린의 테크노 신(Scene)을 포함한 독일의 6가지 전통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무형문화유산은 보존되고 유지되어야 하는 전통, 기술, 예술 등을 선정하며, 유네스코는 테크노가 1980년대 중후반부터 베를린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쳤다고 등재 이유를 밝혔다.

‘러브 퍼레이드(Love Parade)’의 공동창립자인 닥터 모테(Dr. Motte)는 비영리 단체 ‘레이브 더 플래닛(Rave the Planet)’을 설립하여 2022년 11월 유네스코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첫 번째 시도는 유네스코 측의 거절로 그쳤으나, 테크노 다큐멘터리 제작과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수정된 신청서는 유네스코에서 만장일치로 승인을 받았다.

실제로 베를린의 현대사와 문화예술적 측면에서 테크노는 빠질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1990년대에 길거리에서 진행된 러브 퍼레이드는 큰 성공을 거두며 분단 이후의 사회적 갈등을 뛰어넘어 연대로 이어졌다. 또한 유령 도시였던 동베를린에서 빈집이나 건물을 점거하여 소유권을 얻는 ‘스콰팅(Squatting)’을 통해 청년들이 이주하면서 도시에 생기와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등재 이후, 테크노의 발상지인 디트로이트가 소외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에 베를린 클럽 커미션의 대변인 루츠 라이센링(Lutz Reichsenring)은 “베를린 테크노 프로듀서, 아티스트, 클럽 운영자 및 프로모터에게 또다른 이정표”라는 소감을 밝히며 “테크노 문화의 창조와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한 독일의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DJ, 언더그라운드 레지스탕스(Underground Resistance)와 같은 디트로이트 출신 프로듀서에게 감사드린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등재는 오페라와 클래식 등 여타 음악 장르처럼 클럽 문화 역시 보호와 지원을 받을 가치가 있는 분야임을 널리 알리고 인식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리라 예상된다. 또한 코로나 시대 이후로 틱톡(TikTok)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신에 유입된 젊은 세대가 어떻게 테크노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지 출처 | IMAGO / Olaf Schuelke, Fabian Sommer/dpa/picture all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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