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사운드 아티스트 Ikeda Ryoji, 90년대 핵심 트랙을 담은 [Ryoji Ikeda] 발매

핀란드에서 세계 각지의 미니멀리즘, 사운드 아트를 소개하는 레코드레이블 ‘세코 레코딩즈(Sähkö Recordings)’가 일본인 사운드, 비주얼 아티스트 료지 이케다(Ikeda Ryoji)의 과거 음악을 다시금 조명한다. [Ryoji Ikeda],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내건 이번 앨범에는 95년작 [1000 Fragments]에 수록된 트랙 “Luxus 1-3″을 A면에, 앨범 [Time And Space]에 수록된 “Space”를 “Space (Altered Version)”으로 B면에 수록하여 지난 3월 12일 재발매했다.

90년대 중후반을 걸쳐 발매된 두 트랙은 지금껏 바이닐로 출시된 적이 없었던 음악들. 해당 바이닐의 마스터링 엔지니어이자 레커 커팅(Lacquer Cutting)━바이닐에 소리골을 새기는 공정━을 담당한 보 토마스(Beau Thomas)가 직접 밝히길, 트랙 “Space”의 리마스터링에 큰 힘을 쏟았다고. “Space”에서 주기적인 14kHz 사인파 시그널을 12인치 바이닐에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그렇게 작년 6월부터 발매 전까지 세 번에 걸쳐 테스트했으나, 결국 마지막까지 14kHz를 바이닐로 완벽히 구현하지 못했고, 대신 료지 이케다에게 9kHz 버전의 새 트랙을 받아 “Space (Altered Version)”으로 수록할 수 있었다.

수록된 두 트랙 모두 단조로우며 16분의 긴 여정, 그리고 낮은 음의 베이스가 골격이라는 점이 공통적. 또한 정밀한 음악은 설치물과 함께 감상해야 할 것인데, 아쉽지만 청자에게 제공되는 시각적 힌트는 없다. 그러나 료지의 작품적 의도는 언제나 ‘아름다움’과 ‘숭고함’의 양극화. 여기서 착안하여 이번 재발매 앨범을 따라가면 실마리를 조금 찾을 수 있지 않을까?

A면의 트랙 “Luxus 1-3″은 검은 바탕, 그리고 흰 빛이 소실점 너머에 놓여있다. 그 빛을 끝끝내 쫓아가면 격한 환희, 경이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이더리얼한 엠비언트가 취향인 이들이라면 필청하자. 그리고 B면의 “Space”는 그와 반대로 흰 바탕에 검은 점. 서서히 변화하는 낮은 음역의 베이스는 우주에 덩그러니 남겨진 듯한 공허함, 심지어 경외심이 들기까지. 이는 보다 미니멀한 드론 뮤직이 취향인 이들에게 권한다.

Ryoji Ikeda 인스타그램 계정
Sähkö Recordings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Soundart 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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