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로컬 댄스뮤직 크루 Computer Music Club, 세 번째 앨범 [Vol. 3] 공개 / 미니 인터뷰

컴퓨터 뮤직 클럽(Computer Music Club, 이하 CMC)은 서울 로컬 프로듀서인 우만 써마(Uman Therma), 영다이(Yeong Die), 예츠비(Yetsuby)가 이룬 크루이자 레이블로, 지난 3월 첫 활동을 개시, 매월 초 댄스플로어 장르의 음악을 수록한 앨범을 공개했다. 5월 1일, CMC는 어김없이 새 앨범을 공개했는데, 아쉽게도 이번 앨범을 끝으로 잠시의 휴식기를 가진다고. 따라서 그들의 부산한 리듬 음악과 정신없는 인스타그램 영상 또한 한동안 뜸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5월 14일에는 서울커뮤니티라디오(Seoul Community Radio)에서 CMC의 온라인 송별회가 펼쳐진다. 이에 VISLA는 CMC가 기약없는 안녕을 고하기 직전, 그들의 탄생 비화와 지난 3개월 간의 활동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이하는 그들과 나눈 대화다.

Computer Music Club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Interview

CMC가 탄생한 계기가 궁금하다.

코로나19로 우리가 사랑하는 신(Scene)의 침체를 어느 순간 강하게 느꼈다.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즐기던 베뉴가 사라지고, 좋아하던 아티스트의 소식도 캄캄하고, 활기가 사라진 것은 역시나 슬펐다. 그래서 이렇게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컴퓨터로 음악을 만드는 일을 제일 좋아하는 세 사람을 떠올렸지. 사실 셋이 뭔가 같이 해보자는 말은 자주 해왔고, 드디어 이름부터 짓자고 줌(Zoom)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우린 진짜 유명하고 큰 레이블처럼 굴어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COMPUTER MUSIC CLUB’이 만들어지게 된 것. 진짜 대국적인 이름 아닌가? 심지어 아무도 이 이름을 쓰고 있지 않았다고.

CMC의 앨범은 세 프로듀서가 각자의 작업을 담는 옴니버스식의 앨범이다. 그러나 두 번째 앨범의 일관된 BPM에서 ‘댄스플로어 장르의 음악’이라는 콘셉트 외에도 특정 주제가 있었으리라 싶었다. 앨범 제작 전에 서로 간에 어떤 대화를 나누는가.

세 장의 앨범은 매번 다른 테마를 다뤘다. 가장 먼저 “Intro”나 “Outro”가 작업이 된다. 그것들을 듣고 앨범의 코어를 정한다. [vol. 2]의 경우 우만 써마가 미친 인트로의 정글 트랙을 만들어줬고, 따라서 [vol. 2]는 ‘하드 댄스’를 주제로 고르게 됐지. 하나의 앨범으로 일관성과 통일성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록곡이 따라야 할 어떤 대단한 틀이나 제한사항을 두고자 한 적은 없다. 다만, 아무래도 세 사람이 각자 활동할 때도 그렇듯이 언더그라운드 댄스플로어 음악 중에서도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장르나 분위기의 곡을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지난 3개월간 활발한 온라인 활동을 펼쳤다. 또 CMC라는 그룹의 이름과 ‘레이블이지만, 레이블은 아니다’라는 소개 문구가 어째선지 ‘가상’과 맞닿아있는 듯했다. 공교롭게도 CMC가 등장하고 활동한 이 시기가 클럽이 모두 문을 닫은 때. 코로나를 어느 정도 의식했던 것 인가?

현재의 어려운 시기를 딱히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컴퓨터 작업과 온라인이라는 공간이 현실 세계와는 어느 정도 분리가 될 수 있다는 게 우리 활동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물의 악기로 오프라인 공연을 하는 경우와는 다르게 컴퓨터 뮤직은 모든 작업이 컴퓨터 안에서 이루어지고, 심지어는 온라인으로 발매까지 모두 마칠 수 있으니 이 시기에 우리 음악을 릴리즈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볼 수 있지. 하지만 우리 앨범들을 통해 침체한 분위기를 같이 으쌰으쌰 해 볼 수 있다면 당연히 좋겠다. “힘내라! 여러분!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보고 뇌로 춤을 춰라!!!”랄까.

온라인 활동에 반면 모자, 티셔츠 등의 실물 굿즈를 제작하는 모습 또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짧은 활동 기간 동안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나?

벰(bem)에서 제작된 굿즈의 경우는 영다이가 굉장히 힘썼다. 디자인을 도맡아 했지. 영다이는 미친 사람이다. 못하는 게 없다. 멤버들 각자 역할을 딱 정해둔 것은 아닌데, 하다 보니 마치 부서가 정해진 것처럼 분업하고 있다. 덕분에 뭔가 일이 척- 척 -척 진행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영상도 흥미롭게 지켜봤다. 그러한 키치한 영상들은 어떻게 찾아냈는지, 또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었는지.

요즘은 밈(Meme)이든 컨텐츠든 거의 모든 것이 컴퓨터와 온라인, 인터넷을 통해서 생겨나고 있다. 하다못해 우리 음악도. 인터넷엔 정말 없는 게 없다. 우리들의 영상은 이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Vol. 3]을 뒤로 휴식기를 가지는 이유는?

말이 휴식기지, 진짜 휴식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우리의 향후 행보도 기대하길.

마지막으로 언제쯤 돌아올 예정인가?

비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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