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년 아톰 every time, everywhere

미국의 아트 콜렉티브 미스치프(MSCHF)가 지난 6일 선보인 ‘Big Red Boot‘가 연일 화제를 일으키며 온 SNS 피드를 뒤덮고 있다. 부츠라 부르기엔 조형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거대한 사이즈의 ‘Big Red Boot’는 삐죽 머리와 빨간 장화로 대표되는 테즈카 오사무(Tezuka Osamu)의 대표작 ‘우주소년 아톰(Astro Boy)’을 떠올리게 한다. 이미 온라인상에도 ‘Big Red Boot’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Astro Boy’가 등장하는 것을 쉬이 목격할 수 있는 상황.

물론 이번 아톰 슈즈 열풍에는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로 대중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데 도가 튼 미스치프의 역량이 다시 한번 발휘된 바가 크지만, 사실 아톰은 1952년 테즈카 오사무가 ‘철완 아톰’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한 이래 줄곧 패션, 예술계에서 그 영향을 끼쳐왔다.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의 아톰 넥타이부터 이제는 볼 수 없는 인베이더의 아톰 아트워크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세계 곧곧에서 존재해 온 아톰의 형상을 모아 봤으니, 아톰 슈즈에 현기증을 느꼈다면 그 오리지널한 아카이브를 함께해 보자.


NIGO – NIGO® Only Lives Twice

니고의 아톰 사랑은 유별난 것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집안 곳곳을 아톰 피규어로 장식한 것은 물론, 그간 그가 소더비 경매에 출품한 아이템들을 돌아보면 아톰에 관한 그의 애정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다수의 카우스(KAWS), 퓨추라(FUTURA) 아트워크를 내놓은 2019년’NIGOLDENEYE® Vol. 1’에서는 아톰의 옷을 입은 다섯 컬러의 카우스 ‘UNTITLED’ 제품을 선보으며, 그에 앞선 2014년 경매 ‘NIGO® Only Lives Twice’에서는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는 작품 ‘Jean Prouvé’를 내보였다.

가구 디자이너 장 푸르베(Jean Prouvé)의 벤치에 누워 곤히 자는 아톰의 모습은 팬들의 뜨거운 호응 아래 무려 2억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이후에도 해당 작품의 복제품이라도 손에 넣고 싶은 팬들이 줄을 이어 아트토이 제조 업체 플랩슬랩(FLABSLAB)이 ‘Nigo Had It – Mono’를 출시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A BATHING APE

니고의 유산을 이어가려는 것일까. 베이프는 니고가 떠난 이후에도 줄곧 니고가 사랑했던 캐릭터와 함께했다. 2016년 발매한 ‘Astro Boy’ 컬렉션만 봐도 그 여운을 느낄 수 있는데, 베이프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샤크 후드의 머리를 아톰 얼굴로 대체한 것으로 모자라 가슴팍에 인공 심장 그래픽을 프린트한 후드를 발매한다. 어두운 곳에서는 빛을 발하는 야광 소재로 그래픽을 새겨 넣은 점까지, 실제 로봇의 형상을 꽤나 닮았다. 이외에도 베이프의 고릴라 얼굴 그래픽과 카모 패턴과 함께한 아톰 티셔츠를 공개하며 우주소년을 향한 니고의 팬심을 단물까지 쪽쪽 빨아먹은 베이프다.

YOHJI YAMAMOTO – 00’s Ties

한결같은 ‘어둠’의 룩으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온 요지 야마모토지만, “우주소년 아톰” 혹은 “울트라맨” 같은 애니메이션의 열렬한 팬이기도 했던 그는 2000년대 초, 테즈카 프로덕션(TEZUKA PRODUCTIONS)과의 협력 아래 몇몇 명랑한 아이템을 발매한다. 지금 소개할 요지 야마모토의 넥타이 컬렉션 역시 그 시절의 유산.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등장하는 아톰부터 코주부 박사 그리고 작가 테즈카 오사무까지. 매물조차 찾아보기 힘든 요지 야마모토의 아톰 넥타이, 사진으로나마 그 모습을 함께해 보자.

AMBUSH®︎ – A BOY W/ LOVE NECKLACE

아톰을 향한 ‘찐사랑’을 드러낼 수 있는 액세서리를 한 가지 더 소개하자면 단연 지난해 8월 앰부시(AMBUSH®︎)가 공개한 아톰 넥크리스를 빼놓을 수 없겠다. 테즈카 프로덕션, 베잇(BAIT)과의 삼자 협업을 통해 완성한 시리즈 ‘A BOY W/ LOVE’의 아이템 중 하나로 무광택 실버 바디에 골드로 포인트를 줬다. 아톰 벨트 뒤에 새겨진 ‘AMBUSH®︎’로고와 더불어 왼쪽 가슴 팍에 새겨진 붉은색 크리스털 하트가 눈길을 끄는데,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에서 아톰의 인간적인 특성을 강조한 앰부시의 재치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기술이 우리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드는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나을 수 있는지“에 관한 물음에 한 번쯤 몰두해 봤다면 아톰 그리고 앰부시와 함께 그 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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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WS / A BATHING APE / BILLIONAIRE BOYS CLUB

메가 히트를 기록한 애니메이션일수록 그와 관련한 다채로운 머천다이즈를 찾아볼 수 있는데,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 중 하나가 바로 커스텀 피규어 혹은 아트토이일 것이다. 대중은 물론 세계 곳곳의 아티스트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아톰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해왔다.

시그니처 ‘X’마크를 눈, 장갑, 부츠에 새겨 넣은 카우스(Kaws)를 시작으로 앞서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베이비 밀로(Baby Milo)를 아톰으로 변신시킨 베이프 그리고 후덕한 실루엣이 웃음을 자아내는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BILLIONAIRE BOYS CLUB)의 토이까지. 70년 헤리티지만큼이나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팬들을 감동시켰던 아톰의 실루엣을 함께 감상해 보자.

Invader

2014년 정체불명의 도트 아티스트 인베이더(Invader)가 타워 레코드 시부야점에서 미야시타 공원으로 이어지는 고가 도로 아래 설치한 작품으로, 시부야 여행객들이 한 번쯤 멈춰 서서 카메라를 들었던 장소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아쉽게도 시부야구가 해당 작품을 철거하며 이제는 오직 사진 속에서만 존재하게 된 인베이더의 추억의 작품이다.


이미지 출처 | Reddit / KAWS / A BATHING APE / BILLIONAIRE BOYS CLUB / Pinterest / CONSTANT PRAC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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