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hji, 새 믹스테잎 [T-Mix] 발표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울 것을 보니 이곳이 유럽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것만 같은 요즘, 슬슬 더워질 채비를 하는 여름의 초입. 입맛도 없고 무기력하지는 않는가? 이럴 때는 단출하게 찬밥에 열무김치와 고추장 몇 스푼, 참기름 몇 방울 대충 넣고 쓱 비벼 먹으면 입 떠난 입맛도 서태지처럼 돌아오길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지나칠 정도로 진부한 클리셰인 법. 그 클리셰를 넘어설 11코스로 이뤄진 비빔(Mix) 요리가 인도하는 피서지는 무기력했던 우리의 미뢰와 몸을 춤추게 만든다는 소식이다.

일본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랩퍼 토지(Tohji)가 새 믹스테잎 [T-Mix]를 발표했다. 작년 루타(Loota)와 브로딘스키(Brodinski)와 함께 발표한 [KUUGA]란 기념비적인 프로젝트 앨범을 발표한 이후, 솔로 EP를 비롯해 싱글들을 쉴 틈 없이 발표한 토지. 이번에는 나또 비비듯 유로댄스와 트랜스, 엠비언트에 J-POP과 사이키델릭을 약간 가미하여 슬슬 무쳐 놓은 하이퍼팝 퀴진을 선보였다. 비록 [KUUGA]에서 보여준 뒷목잡게 만드는 창의력은 덜할지 몰라도 이 앨범 범상치 않다.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하이퍼팝이 성행하며 하이퍼팝을 위시한 작업물들이 쏟아지고 있는 현재, 그런 시류를 반영이라도 하듯 이번 믹스테잎에는 그의 듬직한 음악적 동료인 메차톡(Mechatok)과 율(Yeule)를 포함해 스웨덴 스톡홀름 드레인 갱(Drain Gang)의 블레이디(Bladee) 등 여러 나라의 여러 아티스트가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토지의 하이퍼팝에 정교함을 보탰다.

“ULTRA RARE”와 같은 버블검 베이스 트랙이나 “WATER WAY”와 같은 유로트랜스 트랙을 듣는 순간 달팽이관 속에는 광활한 북극해가 펼쳐지며 지구의 더위 정도는 우스워져 태양 표면에 가도 시원할 것만 같다. 디스코그래피가 쌓일수록 높아지는 그의 BPM. 이번 여름 그는 우리를 등에 업고 파란 빙하들이 종유석처럼 매달린 미지의 세계로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올해 피서를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토지의 이번 앨범을 빠르게 확인해보자.

Tohji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Toh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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