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불확실성을 조명한 Tezuka Osamu의 실험 단편 “Memory”

인간은 언제나 기억에 의존하면서 살지만 동시에 망각하면서 산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많은 것들을 어딘가 부족하거나 왜곡됐으며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기억은 무상한 것이다.

일본 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Tezuka Osamu)의 초기 실험 단편 애니메이션 “Memory”는 이러한 기억의 불확실성을 다룬다. 그는 인간이 가진 기억의 신비함과 모호함, 그리고 장점과 단점을 통통 튀는 만화적 상상력으로 다양한 상황을 연출해 표현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다. 그는 ‘사진’을 사용했다.

작품 속 사진 활용은 후반부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합성된 인물의 사진 조각을 사용했던 초반과는 달리 절정 부분에서는 한 씬의 화면 자체가 아예 사진으로 가득 찬다. 해당 장면은 직장동료가 회사 생활을 힘들어하는 한 남성에게 위로의 건네는 장면이었으나, 화면 속 사진엔 전쟁으로 인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병사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게다가 그 직장동료는 위로의 말이랍시고 이렇게 말한다.

“전쟁에 대한 기억마저도 바뀌게 돼있어”

이후 작품에 더는 사진이 등장하지 않으며, 시점은 지구가 멸망한 먼 미래로 바뀐다. 인류의 역사는 어느새 한 외계인의 왜곡된 기억으로 인해 ‘변기’로 문명을 세운 것이 돼버렸다.

데즈카 오사무의 단편 걸작 “Memory”는 현실을 이상화하는 기억의 허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역사 기록의 역할까지 한다. 다양한 예술 표현 방식 활용의 좋은 예시이자 교과서가 될 “Memory”, 데즈카 오사무의 팬이라면 꼭 한번 시청해 볼 것.


비디오 출처 | TEZUKA OSAMU 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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