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커버 댄스를 선보인 AI 로봇 Spot

로봇이 음악에 맞춰 움직인다. 이어지는 장면마다 보이는 칼군무는 마치 픽사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장면의 주인공은 CG 캐릭터가 아니다. 이들은 지난해 현대자동차 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AI 로봇 스팟(Spot)이다.

스팟은 자율 주행과 인지 제어 등 로봇 운영에 필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4족 보행이 가장 큰 특징인 스팟은 작고 빠르며 유연한 몸놀림으로 계단 등 난이도 높은 장애물도 쉽게 통과한다. 사람이 쉽게 가지 못하는 장소에 투입해 상황 파악, 대처가 가능한 것. 그 장점 덕에 스팟은 공공기관과 기업 등에서 순찰과 재해 현장 등의 목적으로 그 수요가 있었다. 실제 뉴욕 경찰은 스팟을 임대해 다양한 임무에 투입했다. 

스팟과 같은 AI 로봇을 만드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현대자동차 그룹은 왜 인수한 걸까. 그리고 왜 BTS와 스팟을 함께 춤추게 한 걸까. 이 의문의 대답은 현대자동차 그룹 정의선 회장의 과거 발언에서 추론할 수 있다. 그는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 곁에서 상시 도움을 주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라 기대한다”라며 “로봇이 알아서 충전하고 스케줄 관리를 수행하는 동안 사람은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팟의 퍼포먼스는 그가 말하는 것을 예고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퍼포먼스를 언급하며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로봇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며, 로보틱스를 알리기 위해 MZ세대와 소통하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로 군 기관에서 활용되는 AI 로봇이 아이돌 노래에 맞춰 귀엽게 춤을 추는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이 장면은 로봇의 일상화가 SF 영화 속에만 등장하는 뜬구름 잡는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그러니 질문해본다. 로봇은 우리 삶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을까. 우리는 과연 이 장면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까.


이미지 출처 │ Boston Dynamics

김반자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걸 쓰는 일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고 고군분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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