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와 윌리 웡카의 연관성

설국열차(Snowpiercer) TV 시리즈의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다. 2020년 TBS에서 방영 예정인 이 TV 시리즈는 원작 코믹스와 2013년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 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주변에 TBS 채널이 나오는 TV도 없고,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다고는 해도 굳이 챙겨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지금쯤이면 설국열차에 관한 아래의 주제를 말하기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프랑스의 만화 “설국열차(Le Transperceneige, 1982)”를 원작으로 두지만 독자적인 스토리를 설계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개봉 당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감독 특유의 분위기, 체계에 저항하는 주인공과 약간의 반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너무나도 익숙한 흐름까지, 누군가에게는 매력이겠지만 개인적인 취향을 가득 담자면 특별한 감흥을 주진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거기에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Willy Wonka & the Chocolate Factory, 1971)”을 적절히 섞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설국열차가 개봉하고 약 5년 뒤, ‘Rhino Stew’라는 유튜브 채널에 흥미로운 이론을 담은 영상 하나가 올라왔고 많은 사람이 뒤이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여러 근거를 모으며 널리 퍼진 이론이 하나 있다. 일단 “윌포드 웡카와 초콜릿 열차” 이론이라고 해야 할지, 이 흥미로운 가설에 따르면 설국열차는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의 후속작이다. 실제로 설국열차와 초콜릿 공장 사이에는 무시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연관이 있다. 

한 그룹의 사람들이 거대한 구조물 ─ 기차 또는 공장 ─ 안에서 하나의 방을 지나 나아갈수록 그룹 일부가 배제되고 결국 한 명만이 남아 끝까지 도달하는, 종국에는 알고 보니 모든 것은 구조물을 이룩한 리더의 후계자를 찾기 위한, 즉 마지막 한 명을 위한 테스트였다는 플롯 그리고 두 영화를 관통하는 ‘희생’, ‘선택’, ‘자유의지’라는 주제. 영화적 구성의 유사성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이론은 한 단계, 아니 더 많이 나아간다. 윌리 웡카의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는 커서 열차의 주인 윌포드가 되고, 슬러그워스는 길리엄, 베루카 솔트는 메이슨, 열차의 주요 인물 대부분이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에 등장했던 인물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를 무려 5년 가까이 분석, 정리하여 영상을 업로드한 ‘Rhino Stew’, 실없는 농담거리에 질려서인지, 아니면 너무나 그럴싸해서 대부분을 설득시킨 것인지, 그 이론에 반응하던 열기는 몇 개월 못가 가라앉았다. 인터넷에 떠도는 허무맹랑한 가설이나 밈은 엄청나게 많고 인생은 짧다. 하지만 저 15분 정도 길이의 흥미로운 영상은 그럴싸한 구석이 있다. 무엇보다 어려운 말투성이의 어설픈 해석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두 영화를 이리도 재밌게 잘 섞다니 디제이와 믹서, 양옆 턴테이블 2개가 떠오르지 않는가. 

‘Rhino Stew’ 채널의 “Why SNOWPIERCER is a sequel to WILLY WONKA AND THE CHOCOLATE 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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