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sel 24 PreSpring 컬렉션, 간결함에 다가서다

글렌 마틴스(Glenn Martens)가 에센셜과 젠더 플루이드에 초점을 둔 디젤(Diesel)의 24 PreSpring 컬렉션을 공개했다. 지난 2월 23 FW 쇼를 통해 섹슈얼리티를 강조했던 글렌 마틴스지만, 디젤의 클래식 삼요소라 할 수 있는 데님, 유틸리티, 팝 컬처 미학에 집중해 이번 컬렉션을 풀어냈다. 이전 디젤과 비교해 실루엣과 디테일을 덜어내고,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와 와이프로젝트(Y/Project)의 협업 컬렉션에서 그랬듯이 트롱프뢰유(tromp l’oeil, 착시를 일으키는, 초현실적인) 효과를 일으키는 패브릭을 믹스매치하는 등 소재에 힘을 실은 모습이 특히 눈길을 끈다.

보다 단순하고 간결한 실루엣을 특징으로 하지만 여전히 기존 디젤의 실험적인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이번 컬렉션은 스트리트 무드 기반으로 웨어러블한 아이템 다수를 내세웠다. 데님 셔츠뿐만 아니라 스웨트셔츠, 니트 드레스, 다양한 종류의 데님 트라우저에 메탈릭 코팅을 더한 소재가 눈에 띄는 가운데 산화 또는 불로 태운 효과를 내는 등 보다 이질적인 질감의 패브릭 역시 눈길을 끈다. 이와 더불어 유틸리티에 초점을 맞춘 오버 실루엣 카고 팬츠와 트랙 팬츠가 라인업을 구성했으며, 밀리터리 프린트뿐만 아니라 활동성을 더한 여름 소재의 기능성 테일러링 슈트 옵션 또한 제공했다.

데님과 레더 재킷에 크게 기울어진 것 또한 Z세대에 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설계된 방향성이라고 한다. “우린 젊은 세대에게 매우 인기가 있는데, 이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우리의 시작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을 거다. 이제야 디젤의 뿌리가 데님 브랜드였다는 걸 알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유쾌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지난 23 FW 컬렉션에서 소개한 개념 중 일부를 단순화한 개념인 ‘D-유니버스’를 소개했는데, 여기에는 디젤이 보다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로 포지셔닝 되길 바라는 글렌 마틴스의 바람이 녹아있다고.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쇼를 맛보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컬렉션에서 우리는 여전히 솔직한 분위기에 충실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닿고 싶다”

디젤은 오는 5월 19일 7,000명을 위한 또 다른 프리 레이브(Free Rave)를 위해 로마로 향할 예정이다. 글렌 마틴스는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의 문화를 죽이려고 한다면 우린 그것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을 유희하는 잔 다르크가 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책임이다”라고 결론 내렸다. 레이브가 이탈리아에서 정치적 논쟁에 중심에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가히 거침없는 언행이다. ‘그들을 일부러 귀찮게 한다’라고 덧붙이며 대담한 여정에 박차를 가한 디젤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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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Diesel

박채린
E il naufragar m'è dolce in questo m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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