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정(冥丁, Meitei). 어두울 명(冥)에 고무래 정(丁), 두 한자의 조합은 아마 전자음악, 특히 필드레코딩, 플런더포닉스와 같은 콜라주 류의 장르를 따라온 이들의 눈에는 익을 것. 이는 일본인 프로듀서 후지타 다이스케(Daisuke Fujita)의 프로젝트다. 그 의미는 ‘어둠 속의 존재를 재편하기 위해 봉공하는 사람’. 일본인들이 간과해 온 진실을 현대에 새롭게 표현하는 것이 사명이란다. 그런 메이테이는 신작 [Hydration]으로 변모를 꾀한다. 우선 그를 칭하던 ‘메이테이’는 이번 신작을 기점으로 ‘텐카(天花, Tenka)’로 바뀌었으니 이를 명심하자.
‘하늘에서 내리는 꽃’이라는 새로운 의미의 이름 아래 다시금 출발점에 선 텐카는 음악을 제작하는 것이 사물을 눈으로 보거나, 폐로 무언가를 들이마시는 자연스러운 행동들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앨범 [Hydration]. 우리가 숨 쉬는 데는 주제나 서사 등을 따지지 않기에 앨범 역시 주제나 스토리텔링, 청중의 기대점 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단지 텐카 프로젝트를 위해 가까이에 있는 산림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앨범 [Hydration]에는 소리뿐만이 아니라 색상과 냄새, 습도, 촉감, 분위기 및 맛 등의 자연이 선사하는 풍부한 감각들을 담고자 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앨범 [Hydration]은 당연하게도 숲의 소리를 꼽아 수록했다. 물리적인 앨범의 커버아트와 부클릿, 인서트는 숲을 간접으로나마 느낄 수 있을 시각과 촉각의 매개다. 그리고 앨범을 위해 ‘료코 베를린(Ryoko Berlin)’을 운영하는 호리 료코(Ryoko Hori)와 협업하여 특별한 디퓨저를 제작, 텐카 프로젝트는 청자 저마다의 삶에 스밀 만발의 준비를 마친 것이다. [Hydration]의 공식 공개일은 9월 14일. 먼저 선공개된 “Nutrition”부터 확인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