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자음악의 언더그라운드 신(scene)에서는 유독 변칙적인 리듬의 퍼커시브한 음악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작년에는 라틴 계열의 리듬이 유행했었다면, 올해는 거기에 더불어 아마피아노와 고므와 같은 아프로비트는 물론, 브로큰 비트나 UK 펑키 등 다양한 퍼커션 음악들에 축복받은 해였다.
그러나 이러한 언더그라운드의 흐름은 아시아의 한 국가도 그 예외는 아니었는데, 바로 일본이다. 일본 내에서도 고므와 아마피아노, 트리발 테크노, UK 펑키 등 다양한 퍼커시브한 음악들의 시도가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시도가 있음은 심지어 본지의 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러한 열도 내 언더그라운드 신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굳힌 인물이 있는데, 바로 지난 8월 EP [Plexus]를 발매한 프로듀서 겸 디제이인 니르보나(NirBorna)다.
EP [Plexus]는 니르보나가 올해 영국, 스위스, 체코 등 해외에 거주했을 때 받은 음악적 영감을 담은 앨범이다. 이전에 공개된 곡이 UK 펑키에 보컬을 가미한 음악이었지만, EP [Plexus]는 결이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을 시도한 앨범이지만, 리스너들과 디제이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는데, 이유는 딜레이 이펙트를 통해 생긴 독특한 분위기에 더불어 뛰어난 드럼 프로그래밍의 조화를 통한 오리지널리티 때문일 것이다.
니르보나의 오리지널리티는 일본 국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는데, 벤 UFO(Ben UFO)가 자신의 라디오에서 곡 “Plexus”를 플레이하며, 니르보나와 레이블 ‘TREKKIE TRAX’을 언급하였다. 이 외에도, 보일러룸이나 해외의 다른 디제이들에 의해서도 그의 곡이 재생되어 그 인지도는 더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12월 22일 니르보나는 자신의 EP [Plexus]의 리믹스 앨범인 [Plexus EP Remixes]도 공개했으니 이 또한 주목하자.
독창성을 담은 EP [Plexus]이기에, 리믹스 앨범 발매 또한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화제의 수록곡 “Plexus”의 VIP 리믹스와 더불어 UK 펑키를 새롭게 해석한 ‘앤드류’, 최근 아마피아노 앨범을 공개한 ‘오디옷909(audiot 909)’, 그리고 레프트필드한 사운드를 보여주는 ‘알비노 사운드 빅 스카이(Albino Sound Big Sky)’ 등 다양한 음악적 배경을 가진 아티스트가 리믹서로 모여, 앨범 [Plexus]를 두고 현 열도 내 퍼커션 음악 신의 다양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퍼커션 음악 신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싶다면 반드시 들어봐야 할 작품. 물론 일렉트로와 정글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함께 만나볼 수 있으니 입맛대로 즐기길 추천한다.
이미지 출처│Nirborna,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