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티스트 故 백남준의 ‘다다익선’ 복원 완료기념 아카이브 기획전 개최 @MMCA 과천

오랫동안 복원 중이던 故 백남준의 ‘다다익선'(1988)이 4년 만에 재개 준비를 마쳤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9월 15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관에서 ‘다다익선: 즐거운 협연’이라는 이름으로 아카이브 기획 전시가 열린다. ‘즐거운 협연’이라는 부제는 故 백남준이 자신의 작품을 설명할 때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이 함께하는 최초’, ‘신구세대 앙팡 테리블들의 즐거운 협연’이라고 설명한 표현에서 착안한 것. 이는 다방면의 협력자들과 함께 작업해온 故 백남준의 창작 태도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의미인 동시에,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다익선’을 설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협업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전시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기념하여 제작된 ‘다다익선’은 개천절을 상징하는 1,003대의 CRT 모니터(Cathode-Ray-Tube)를 탑처럼 쌓아 영상을 송출시키는 초대형 비디오 아트 작품이다. 하지만 CRT의 최대 송출 시간인 8만 시간을 넘기면서 영상이 다운되거나 스파크가 튀어 화재가 일어나는 등 지속해서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작품 보호조치 차원에서 2018년 2월 전면 가동을 중지하기로 했다. CRT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상태에서 작품을 원상태로 복원시키기엔 역부족. 심지어 탑의 최상단에 놓인 가장 작은 모니터들은 사실상 복원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CRT 737대는 중고 모니터 및 부품 등을 수급하여 수리하고 더 이상 사용이 어려운 작은 모니터 266대는 모니터의 외형은 유지하되, 기술 검토를 거쳐 새로운 LCD 패널로 내부를 전면 교체했다. 또한 냉각설비 등 작품의 보존환경을 개선하는 등 물리적인 복원에만 힘쓴 것이 아닌 ‘다다익선’에서 송출되는 8개의 영상작품을 디지털로 변환·복원하여 영구적인 보존을 도모했다. 이렇게 ‘다다익선’은 원래의 형태를 되찾게 되었다.

전시는 작품의 설치 배경부터 완공, 현재까지 운영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아카이브 200여 점과 구술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구술 인터뷰는 ‘다다익선’을 함께 만들어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영상들로 누군가의 기억과 회상을 통해 작품을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고. 또한 4채널로 이뤄진 다다익선에서 송출되는 8개의 영상 작품 원본을 최초로 모두 상영한다. 마지막으로 백남준의 활동과 구술 기록, 연주 등을 오마주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

‘다다익선’이 최초 제막했던 1988년 9월 15일을 기념하여 전시가 시작되는 날인 9월 15일은 점등 및 재가동 기념행사가 있을 예정이다. 1988년 진행된 제막식을 새롭게 해석한 퍼포먼스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며 재가동 기념 퍼포먼스는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계획 중이다.

‘다다익선’이 만들어진 지 30년 이상이 지남에 따라 기자재의 생산이 중단되고 대체 가능한 중고 부품마저 소진되었다. 원형을 최대한 유지·복원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양질의 관리를 시행하고 있으나, 수리에 사용된 중고 제품도 언제든 수명을 다할 수 있는 상황. 즉, 우리가 온전한 ‘다다익선’을 볼 수 있는 날은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기회가 된다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방문하여 다시 한번 온전해진 ‘다다익선’을 눈으로 담아두자.

국립현대미술관 공식 웹사이트


전시 정보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3층, 6전시실
일시 │ 2022년 9월 15일 ~ 2023년 2월 26일 AM 10:00 ~ PM 18:00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이미지 출처│ Vogue,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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