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에서 포스트 휴먼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XR 몰입형 전시가 열린다

포틀랜드 미술관 PAMcut에서 심각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은 미래 세계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확장 현실(XR) 몰입형 전시 “Symbiosis”가 개최 중이다.

네덜란드의 디자인 스튜디오 폴리모프(Polymorf)가 개최한 ‘공생’이라는 뜻의 전시 “Symbiosis”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인간 중심이 아닌 사회’를 예술을 통해 탐구하고자 기획되었다. 전시는 기후 변화로 혼란에 빠진 미래를 배경으로 한 가상의 세계 속에서 관객들에게 다양한 생명체의 관점을 제공, 직접 체험하게 하여 자연과 더 깊은 교감을 나누게끔, 즉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미래를 의도한다.

전시는 에코 페미니스트이자 미래학자인 도나 해러웨이(Donna J. Haraway)의 책 “Staying with the Trouble”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됐다. 해러웨이는 미래의 ‘살기 좋은’의 진정한 의미는 인간의 몸과 자연이 융합하여 하나가 된 다음 오염된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Staying with the Trouble”은 오염된 지구를 덜 외면했더라면 일어날 수 있는 이점에 대한 내용을 다룬 책이라고.

전시에 입장하기에 앞서 확장 현실 속에서 활동할 캐릭터를 선택 후 햅틱 수트를 착용한 채 오감을 활용하여 가상 현실을 느낄 수 있는 세션이 45분간 진행된다. 인간과 동식물 그리고 인공 지능이 ‘공생적으로’ 결합한 하이브리드 생명체를 콘셉트로 하는 캐릭터들은 인간과 난초가 결합한 모나크나비, 개구리 DNA와 인간이 결합한 생명체 그리고 3명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인간, 아귀, 문어, AI가 결합된 멀티 바디 생물체 등 총 6가지로 준비됐으며, 캐릭터마다 각자 다른 내용의 스토리를 플레이할 수 있다.

캐릭터를 선택하고 나면, 확장 현실 속 쓰인 냄새와 맛이 불쾌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가상 현실 경험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향을 직접 선택 해제할 수도, 맛의 비건 옵션을 택할 수도 있다고. 모든 준비가 끝났다면 제공된 고글을 통해 200년 후의 세상을 보고 햅틱 수트의 공압 시스템을 통해 냄새를 맡으며 200년 후 자연과 인간이 공생적으로 살아가는 포스트 휴머니스트 미래를 비로소 체험할 준비가 끝난 것이다.

폴리모프의 설립자 밴 브라켈(Van Brakel)은 사람들이 환경에 관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보다 ‘문제를 확실히 재고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고 만들고 변경할 수 있는 이 세상에 익숙해졌으며 실제로 위의 내용을 실현할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실패나 고통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Symbiosis”의 확장 현실 속에서 자신의 본능을 믿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경쟁이 아닌 협력, 즉 ‘공생’을 도모하는 것이 전시의 의도라고 밝혔다.

마치 판타지 영화의 한 세계관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Symbiosis”는 이번 포틀랜드에서 첫 전시를 시작했으며 2022년 11월 9일부터 2023년 2월 12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티켓은 참가자당 $30로 티켓은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현재 솔드 아웃상태라고.


이미지 출처│Polymo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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